'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343건

  1. 디바이스 2014.08.13
  2. 서늘한, 방콕 겨울 2013.12.24
  3. 종말, 그것이 게임일지라도. 2013.12.07
  4. 뜨거움을 생각한다 2013.10.15
  5. 일요일. 터미널21 2012.05.13
  6. 갈아만든 주스 한 잔 2012.02.26
  7. 오늘 저녁 식사 2012.02.25
  8. 첫날 2012.02.25
  9. 방콕 가는 길 1 2012.02.24
  10. Norah Jones,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2012.02.16

디바이스

from 생각창고 2014. 8. 13. 09:17

티스토리 아이폰앱이 새로 출시됐다. 깔아서 둘러보고있는데 여타 모바일 SNS 같은 가벼움이 느껴진다.

피시화면이 펼쳐지는 블로그의 무거움탓에 일상의 가벼운 얘기를 적기 부담스러웠는데 이정도라면 해볼만하다 싶다.

모바일은 주로 소비를 위한 디바이스다보니 역시나 접근성과 편리함이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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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방콕 겨울

from 일기창고 2013. 12. 24. 02:42

날이 서늘하다. 아침 저녁으로 20도 밑을 오르내리는 날씨. 방콕에서 20도 밑의 날씨를 맞이하게 될줄은 몰랐다. 덕분에 밤낮없이 돌아가던 에어컨도 그 숨을 멈췄고, 출퇴근 시동과 동시에 켜두던 갑갑한 차안 에어컨도 가동을 멈췄다. 이젠 서울의 가을날 처럼 바람을 맡기 위해 문을 열어두어도 된다.


캐럴이 들리고, 회사 근처 스타벅스에는 빨간색 텀블러와, 트리가 들어섰다. 그래서인지 여기도 제법 연말 분위기가 난다. 부는 바람이 살갗에 스치는 것보다 더 서늘하게 다가오고, 틀어둔 연말 시즌 노래들도 아련하게 그 겨울 서울공기를 생각나게 한다.


올해는 좀더 빨리 갔으면 좋겠다. 둔기를 내려칠 만큼의 무게로 누르던 기억들이 많은 한해, 남은 시간 시간 지나가면 숨 내쉴 수 있는 시간이 내년엔 있을 것만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


무엇이 내게 소중한 걸까. 그 생각을 많이 한다. 절절한 것들이 나에겐 무엇일까. 며칠 남지 않은, 꾹꾹 짚어내지 않으면 휘리릭 지나가 버릴 것만 같은 서늘한 연말. 그 생각마저 곱씹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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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속 세계의 종말이라는 글을 읽었다. 서버가 꺼져가는 그 순간에 게임속에서 삶의 일부를 놓아두었던 사람들은 조용히 모여 종말을 기다렸다. 그동안 나누었던 기억들을 함께하며 끝을 기다리는 이들. 서비스를 중단하는 온라인 게임 서버에 플러그가 뽑혀지는 순간이 우리 삶이 통째로 날아가버릴 '종말'과 같을 수 없겠으나, 어쩔 수 없는 절망의 상황에서 체념하거나 먼저 무너지지 않고 서로 마주하며 가까운 사람들과 채워왔던 '추억'을 되새겼다는 관찰은 그 의미가 가볍지않다.


함께했던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제는 사라져가는 현실 앞에서 그것이 아름다웠고, 즐거웠으며, 행복했다는 회고가 그 절망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힘이 되었을 것이다. 되었을 것이다가 아니라 그것 말고는 단절을 마주 볼 수 없다는 것이 맞겠다. 상상해보라. 삶은 그래도 아름다웠노라고, 내 삶에 씨줄 날줄로 단단히 엮여있는 사람들과 기억에 미소짓는 것. 그렇다면 종말이라도, 담담해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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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움을 생각한다

from 일기창고 2013. 10. 15. 01:43

블로그가 삶을 뜨겁게 할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가벼운 SNS와 개인적인 공간 속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치열하게 읽고 생각하고, 그걸 글로 풀어내고 내 글이 타인에게 하나의 준거 혹은 '다른 생각'으로 읽히길 바라며 적었던 시절들.


2009년의 글들을 펼쳐보며 흐른 시간에 무감해진다. 과연 내가 적은 글들인 걸까, 난 이 무렵 왜 이런 생각으로 잠을 설쳤는가 다시 생각해봐도 그 간극을 채워넣기 쉽지 않을것 같다.


많은 일들이 주변을 흘러갔고, 또 흐르고 있으나 그런 시간을 도려내어 서슬퍼렇게 잘라내기보다는 그저 멈추지 않게 흘러보내는 일들이 세월이라는 이름으로 변명처럼 자리잡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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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터미널21

from 일기창고 2012. 5. 13. 18:07
방콕 생활이 두달이 넘었다. 처음의 낯설음도 이젠 사라지고 여기도 그저 생활이 되었다. 출근길 택시에서 들리는 태국어 방송을 들으며 여기가 외국이란걸 되새기게 된다. 그외에는 수십년 살아온 공간과 다름을 느끼기 쉽지 않다.

언제나 그렇듯 볕이 좋아 집을 나섰다. 사람 북적거리는 집근처 터미널21에서 밥을 먹고 1층 스타벅스에 자리펴고 앉았다. 끝임없이 지나가는 사람들. 길을 잃은 것같은 막막함도 흐르는 시간 속에서 스르륵 뭉개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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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만든 주스 한 잔

from 일기창고 2012. 2. 26. 22:31
혼자있으니 사실 음식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함께 맛있게 먹을 사람이 없는 식사는 그저 생존을 위한 섭취일테지. 하여 오늘은 엠포리움 푸드코트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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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이를 시켰는데 태국어에 지식이 일천하다보니 세밀한 주문은 불가하고 그저 그림을 가리킬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실패하기는 쉽지 않다. 레몬그라스 향이 강하긴했지만 매콤하니 괜찮았다.

고개를 돌려 주스 한잔으로 마무리를 하기로 한다. 당연히 물섞은 주스겠거니 했는데 왠걸 과일만 통째로 갈아서 한잔을 만들어준다. 당근 두개. 오렌지 4개 사과 한개를 넣어 갈아준 주스는 걸죽한 막걸리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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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출근 앞두고 우울했는데 이런 것들이 있어 위로가 됐다. 함께할 사람만 있다면 이 곳에서 뭐든 열심히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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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식사

from 일기창고 2012. 2. 25. 20:34
장보러 들린 근처 빅씨에서 일식돈까스로. 역시 태국 오렌지주스는 참 '아러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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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from 일기창고 2012. 2. 25. 19:14
늦은 새벽에 공항에서 픽업밴을 타고 숙소로 들어왔다. K에게 맘을 꾹 눌러담아 몇마디 말을 나누고 늦은 샤워를 마치고 일어나니 그새 방콕 햇살이 내리 쬐고 있었다.

오늘 한 일이라고는 숙소 근처 수쿰빗 건물을 돌아다니며 에어콘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걸었던 것 뿐. 월요일 출근까지 이렇게 혼자 보내야하는 시간이 까마득히 남았는데 어쩌나. 맘이 서늘하다.

다행히 숙소에서 와이파이가 터져 바이버를 써서 목소리를 듣고 싶을때 전화비용에 구애받지않고 들을 수 있다는 것. 테크놀러지가 왕이다. 땡큐.

작년 K와 방콕에 왔을때는 가는 시간이 아까워 시간을 쪼개며 다녔는데 확실히 맘이 다르다. 조급해지기는 커녕 그저 심드렁해진다. 이국의 느낌도 앞으로 숱하게 마주할거란 생각에 그런듯하다.

단 하루인데도 떨어져 보니 K와의 일상이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 걸 알겠다. K가 있는 그곳이 나에겐 삶의 공간이었다. 서울이든 방콕이든 그건 중요치 않은 것이다. 3월 둘째주 서울에서 나의 삶의 공간이 이리로 온다. 그제서야 방콕은 삶이 될 것이다. 기다리고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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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가는 길

from 일기창고 2012. 2. 24. 19:39
출국. 혼자 비행기를 타는게 처음이라 외로움이 순간 밀려온다. 잘 지내야지. 무리하지말고. 건강하게. 일년이 될지도 모르는 시간.

난 어쩌면 절대로 혼자있을 수 없을거다. 혼자 그 곳에 서있는 것으로도 마음이 허하다.

많은 사람들과 새로운 일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힘 낼 수 있을까.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시집을 가져올 걸 그랬다. 이런 이상한 맘이란. 5시간 동안 기분을 정리해야지.

잘 할 수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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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아델이 있다면, 2002년에는 노라존스가 있었다. 아델의 19, 21앨범도 너무나 훌륭하지만, 아직까지 늦은밤 손이 먼저가는 건 노라의 것이다. 따스함, 포근함. 그런 것들. 말할 수 없이 나긋해지는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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