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from 일기창고 2012. 2. 25. 19:14
늦은 새벽에 공항에서 픽업밴을 타고 숙소로 들어왔다. K에게 맘을 꾹 눌러담아 몇마디 말을 나누고 늦은 샤워를 마치고 일어나니 그새 방콕 햇살이 내리 쬐고 있었다.

오늘 한 일이라고는 숙소 근처 수쿰빗 건물을 돌아다니며 에어콘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걸었던 것 뿐. 월요일 출근까지 이렇게 혼자 보내야하는 시간이 까마득히 남았는데 어쩌나. 맘이 서늘하다.

다행히 숙소에서 와이파이가 터져 바이버를 써서 목소리를 듣고 싶을때 전화비용에 구애받지않고 들을 수 있다는 것. 테크놀러지가 왕이다. 땡큐.

작년 K와 방콕에 왔을때는 가는 시간이 아까워 시간을 쪼개며 다녔는데 확실히 맘이 다르다. 조급해지기는 커녕 그저 심드렁해진다. 이국의 느낌도 앞으로 숱하게 마주할거란 생각에 그런듯하다.

단 하루인데도 떨어져 보니 K와의 일상이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 걸 알겠다. K가 있는 그곳이 나에겐 삶의 공간이었다. 서울이든 방콕이든 그건 중요치 않은 것이다. 3월 둘째주 서울에서 나의 삶의 공간이 이리로 온다. 그제서야 방콕은 삶이 될 것이다. 기다리고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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