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속 세계의 종말이라는 글을 읽었다. 서버가 꺼져가는 그 순간에 게임속에서 삶의 일부를 놓아두었던 사람들은 조용히 모여 종말을 기다렸다. 그동안 나누었던 기억들을 함께하며 끝을 기다리는 이들. 서비스를 중단하는 온라인 게임 서버에 플러그가 뽑혀지는 순간이 우리 삶이 통째로 날아가버릴 '종말'과 같을 수 없겠으나, 어쩔 수 없는 절망의 상황에서 체념하거나 먼저 무너지지 않고 서로 마주하며 가까운 사람들과 채워왔던 '추억'을 되새겼다는 관찰은 그 의미가 가볍지않다.


함께했던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제는 사라져가는 현실 앞에서 그것이 아름다웠고, 즐거웠으며, 행복했다는 회고가 그 절망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힘이 되었을 것이다. 되었을 것이다가 아니라 그것 말고는 단절을 마주 볼 수 없다는 것이 맞겠다. 상상해보라. 삶은 그래도 아름다웠노라고, 내 삶에 씨줄 날줄로 단단히 엮여있는 사람들과 기억에 미소짓는 것. 그렇다면 종말이라도, 담담해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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