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방콕 겨울

from 일기창고 2013. 12. 24. 02:42

날이 서늘하다. 아침 저녁으로 20도 밑을 오르내리는 날씨. 방콕에서 20도 밑의 날씨를 맞이하게 될줄은 몰랐다. 덕분에 밤낮없이 돌아가던 에어컨도 그 숨을 멈췄고, 출퇴근 시동과 동시에 켜두던 갑갑한 차안 에어컨도 가동을 멈췄다. 이젠 서울의 가을날 처럼 바람을 맡기 위해 문을 열어두어도 된다.


캐럴이 들리고, 회사 근처 스타벅스에는 빨간색 텀블러와, 트리가 들어섰다. 그래서인지 여기도 제법 연말 분위기가 난다. 부는 바람이 살갗에 스치는 것보다 더 서늘하게 다가오고, 틀어둔 연말 시즌 노래들도 아련하게 그 겨울 서울공기를 생각나게 한다.


올해는 좀더 빨리 갔으면 좋겠다. 둔기를 내려칠 만큼의 무게로 누르던 기억들이 많은 한해, 남은 시간 시간 지나가면 숨 내쉴 수 있는 시간이 내년엔 있을 것만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


무엇이 내게 소중한 걸까. 그 생각을 많이 한다. 절절한 것들이 나에겐 무엇일까. 며칠 남지 않은, 꾹꾹 짚어내지 않으면 휘리릭 지나가 버릴 것만 같은 서늘한 연말. 그 생각마저 곱씹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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