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열여섯해.

from 음악창고 2012. 1. 6. 23:49
내가 매년 기억하는 죽음이 얼마나 될까. 1996년 1월 6일. 내가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던 1996년 겨울에 그는 그렇게 허망하게 갔다. 그래서인지 그의 죽음은 잘 잊혀지지 않는다. 대학에 들어가면 학전 소극장에 들러 그의 공연을 보겠노라 생각했었다. 그게 대학가서 하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100회를 넘어갔던 그의 소극장 공연을 한번도 내 눈으로 보지 못한게 한이 되어 그의 죽음뒤 그의 음반을 사고, 그의 노래를 들었다. 노래이야기, 인생이야기 앨범은 술한잔 마신 날이면 늘상 플레이 되었고 담겨있던 공연 멘트중에서 어느 60세 노부부의 이야기는 애잔하고 또 애잔했다.

삶에 지치고,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나이를 먹으며, 뭐든 자신이 없을때 그의 노래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김광석의 노래는 거리감 있는 충고가 아니라 술잔 너머 앉아있는 어느 친한 형의 위로 같은 것이었다. 나이가 먹어 들어도 여전히 그 따스한 온기가 식지 않아 다행이다.

그의 죽음을 추억하는 것이 벌써 열여섯해째가 되었다. 난 그보다 오래 살아 올해로 서른 여섯이 되었지만 여전히 삶은 쉽지 않고, 그럴때마다 그의 노래를 꺼내듣는다.

그립다.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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