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20111216)

from 일기창고 2011. 12. 16. 16:33
이러저러한 SNS를 거치고 몇가지 블로깅 툴을 써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이 곳인가 싶다. 벽에다 얘기하는 것 같던 블로그의 답답함 때문에 페이스북으로, 또 텀블러로 이사를 다녔지만 그런 '관계'가 때로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종교적 신념도 아니니 상황에 맞게 쓰면 그만이겠지만 그때 그 시점에 마음가는 건 있는가 보다.

그 마음가짐으로 끄적거리고 싶어 글쓰기창을 눌렀을때 흐르려던 생각을 닫아버리는건 제목창이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쓰려했는데 제목창을 마주하는 순간 뭔가 정제된 무엇을 써야할 것 같은 압박을 느끼게 된다. 블로그의 제목창이 옵셔널이었으면 나을것 같다.

아무도 읽지 않는건 아니고 가끔은 우연이 읽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 이기적일지 모르지만 페이스북이나 텀블러나 트위터나 나의 이야기가 읽혀지기 위해서는 나도 읽어야 한다. 반응하지 않고서는 사람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없으니. 그러다 보면 타임라인은 읽고싶지 않은 글들로 가득차고 읽고 싶은 글은 읽을 수가 없게된다. 그래서 당분간은 그곳에 글을 쓰지 않기로 했다.

스마트폰 만지작거리는 시간에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이 블로그에 들를때마다 치열하게 읽고 보았던 그리고 적었던 시절들 때문에 부채감 같은게 느껴진다.

요며칠 이승환의 옛앨범들을 듣고 있다. Karma, Human, Hwantastic앨범. 여전히 좋다. 이승환의 발라드가 싫을때가 있었는데, 이승환처럼 참 오랜시간 묵묵히 노래불러주는 가수가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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