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콜드 블러드

from 책글창고 2011. 11. 18. 10:24
인콜드블러드(incoldblood)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트루먼 카포티 (시공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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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스펙터클하고 쫄깃한 스릴러를 기대하는 사람은 읽지 않는게 좋다. 트루먼 카포티가 수년간 인터뷰한 두명의 살인자에 대한 기록. 녹음과 노트 없이 기억만으로 구성해냈다는게 새삼 대단하다. "무고한 사람들이 무자비한 사람들로 인해 살해되었고, 그 살인자는 결국 사형을 당했다"라는 무미건조한 뉴스기사 한줄은 우리에게 아무런 느낌을 주지 못하지만 인 콜드 블러드는 그 사건을 파헤치고 구성해 내 가장 밀도있는 르포타주 한편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섹션에서 묘사된 재판과정과 그 이후. 딕과 페리가 사형은 언도받고 5년 넘는 시간동안 지낸 '구멍'에서 삶은 어떠했을까.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삶의 마지막을 보냈을까. 상대적으로 언급이 적었던 그 시절이 너무도 궁금해졌다. 그들이 생을 마감하던 그 순간을 읽으며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사형수의 마지막 말이 궁금해 찾아본 기사도 기억해둘 만 하다.

주말에 '카포티'를 봐야겠다. 페리의 뇌속까지 들여다 본 것 같던 카포티의 심리기록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책을 읽고나니 클러터 가족과 홀컴 마을, 페리와 딕이 마치 오래 알던 것처럼 익숙해졌다. 책을 덮고 인터넷을 뒤지며 그들의 남겨진 기록과 사진을 찾아봤다. 가장 쓸만한건 위키피디아의 글일 것이다. 언제든 여기서부터 출발하면 될 것 같다. 낸시를 떠나보낸 바비 럽은 이제 예순이 넘었고, 클러터 가족이 살던 집은 다른 누군가의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었다. 시간은 언제나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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