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타이밍이 늦은 것 같지만, 그날 찍었던 몇장의 사진과 간략한 후기 남겨본다. 축제의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소감을 얘기하자면, 이런 경연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맘이 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무척이나 풍성했으며, 그들을 지켜보면서 우리 대중음악씬의 수준을 느껴볼 수 있었다. 포크, 재즈, 라틴기타, 사이키델릭, 일렉트로니카, 락, 발라드... 어디 한곳에 치우치지 않은 다양함이랄까. 보는 내내 기분 좋았다.

사실 헬로루키로 선정된다고 해서 한국 대중음악의 오버씬에 충격파를 던질리는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이 소중했던 것은 EBS의 헬로루키가 가진 지향점을 읽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진지한 자세로 음악을 하는 친구들, 이 무대가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연주하고 노래하는 뮤지션을 발굴하고자 하는 의도. 그들이 좋은 음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자 하는 의도. 그게 무척이나 고마웠다.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 가져주어야 겠다.

현장에서 아폴로18이 대상자로 호명되었을때, 결과에 실망하는 팬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앵콜공연도 보지 않고 자리를 뜨는 사람들도 많았고, 때려주고 싶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아폴로18의 앵콜공연에 무대앞으로 나와 진지하게 지켜봐준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고, 그들의 시디를 구매하는 사람도 많았다. (공연 끝나고 시디사러 부스에 갔을때 아폴로18은 품절이었다는)

다들 훌륭했지만, 그 중에서도 박주원과 흠의 연주는 신선하고 매혹적이었다. 이런 큰 무대에서 자주 보기 힘든 음악들이니. 특히나 박주원의 기타연주는 그 많은 관객을 일순 침묵하게 할 만큼 기량면에서 독보적이었다. 특별상이라도 받았으면 했다. 아폴로18은 상받았으면 했으나, 감히 줄 수 있을거라 생각지 못했기에 놀라웠다. 받은 500만원으로 밀린 월세 깔끔하게 갚고 더 좋은 음악 들려줬으면 좋겠다.

스크롤 압박이 있지만, 무보정 리사이즈로 올려본다. 당겨 찍어보려고 200mm망원을 들고 갔는데, 주변이 어두워서 흔들린 사진이 많다. 그래도 기록 차원에서.


펜싱경기장, 날이 추웠다



음악은 제대로 들어본 적없었던 노리플라이의 인기는 대단했다. 아폴로18이 이들의 대상을 점칠정도로. 10여년전 전람회를 기대해도 될까.



한음파의 무대.





거침없이 나와버린 브로콜리너마저. 내가 있던 자리 근처 무대로 등장에서 가까이 찍을 수 있었다. 안녕을 불렀었나, 여튼 보편적인 노래가 두번째였다.



이번엔 잔디가 백보컬을 했는데, 여전히 조금 불안정했다. 그래도 좋았다.



진행을 맡았던 장윤주의 무대. 주변에 계신 여성분들이 많이들 따라불렀다.



비눈물을 부르고나서 합창하는 장면.



인디씬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혹은 몸담고 있는 이들의 진행이라 중간중간 꾸미지 않은 애정이 느껴졌다.



왁짜한 분위기를 단번에 압도해버린 라틴기타. 손가락이 신들린듯 움직일때 환호가 터져나왔다. 주목해야할 뮤지션 박주원.



이날의 주인공. 아폴로18. 무대 가득 펼쳐지는 화면과 음악의 매칭이 절묘했다. 텁텁한 무대 분위기를 스산하고 차가운 산자락으로 몰고갔다.



조금은 멀리서. 세명이 만드는 음악이었지만, 무게감은 대단했다.



뒤이어 나온 검정치마의 무대. 좋아해줘와 antifreeze를 불렀다. antifreeze는 여전히 명곡이었다.



국카스텐. 연말 공연에 가볼까 고민중. '거울'과 '꼬리'를 불렀다. 이펙터에서 나오는 기타리프. RATM의 라이브 무대를 보며 놀랐던 그 기분이었다.



호응도로는 단연 최고였던 '좋아서 하는 밴드' 작년 쌈싸페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상큼한 무대를 보던 기억이. 완벽한 연주는 아닐지라도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하고 싶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 날의 심사위원단. 심사결과에 박수쳐주고 싶다. 지향이 명확한 경연이 되었으면 한다.



뒤이어 이어진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



싸구려커피 한소절과. 그 남자 왜를 불렀다.



이날의 미미시스터즈는 이러고 나왔다. 댄디한 장기하 및 얼굴들과 키치적인 미미시스터즈가 주는 충돌과 불협이 언제나 재미있다.



인기가 대단했던 노리플라이의 무대. 김동률과 성시경을 잇는 감성 아티스트로의 가능성이 옅보인다.



이런 뮤지션이 이 무대에 설 수 있을 만큼, 풍성했다. 흠의 연주 무대.



이건 좀더 가까이.



신인들의 무대가 끝나고 피아의 노래와 함께 등장한 이승환. 역시나 화려했다. 10명에 가까운 브라스를 데리고 왔다.



사실 이날 좋았던 부분중에 손꼽자면 출연자들이 잼형식으로 모여 만든 무대였다. 탄탄한 연주와 실력을 가진 이들로 꾸려서인지, 보는 내내 감탄했다.



나름 감동이었던 김수철의 무대. 등장만으로도 감사했던게 사실이다.



일곱색깔 무지개를 열창하는 중.



김씨는 김수철의 무대가 이어지지 참지 못하고 진행석에서 붕붕 뜀박질을 했다. 이러저러한 세세한 설명까지 곁들여줘 고마웠다. 김수철이라는 거장이 생소한 이들도 있었을테니.



젊은 그대 떼창이후. 그런 생각을 해봤다. 수많은 사람이 함께 기억하고 부를 수 있는 노래를 가지고 있는 느낌이란 어떤 것일까.



인기상을 수상한 '좋아서 하는 밴드'



특별상을 수상한 텔레파시.



대상을 받은 아폴로18



뒤이어 이어진 아폴로18의 앵콜무대. 이때는 스탠딩석이 널럴해져서 앞으로 와서 봤다.



처절하게 연주하는 열정이 아름다웠다.



기타는 대단했고. 이유는 모르겠으나 조 세트리아니의 명반 Surfing With The Alien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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