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have been loved, Sia

from 음악창고 2009. 10. 15. 17:39



날이 서늘해져서가 맞다. 듣다가 끄적이는 이유가. 그러고 보니 음악얘기가 참 오랜만이다.

땀띠나게 더웠던 지난 여름, 홍대에서 열린 이장혁 공연에 갔었다. 소규모 카페였다. 자기 노래가 이런 더운 여름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면서도 노래를 들려줬는데, 아이스커피 한잔 들으며 듣는 노래도 괜찮았기에 속으로 아니라고 생각했다. 근데 요며칠 이장혁 2집을 다시 들으니 아닌 것 같다. 그의 노래가 스며드는 느낌이 다르다. 계절에 맞는 노래. 계절이 오면 듣는 노래. 계절이 오면 쌓이는 노래는 분명 있는 것 같다.

Sia의 앨범도 그렇다. 특히 You have been loved는 더더욱. Sia의 앨범은 올봄부터 틈나는대로 찾아들었는데, 이 계절, 음이 다가오는 느낌이 참 다르다. 절절하게 부르는 후렴부, 그리고 깔리는 피아노와 현이 애잔하다. 사랑의 뒤안길. 그 쓸쓸함 탓일까 싶다.

음악은 귀로 듣는 것만은 아닌게 분명하다. 오히려 귀로만 듣는 음악은 소모적이고 도구적이지 않나. 음의 울림이 닿는 지점. 떨림. 음이 흔드는 기억들. 그런 것들이 외려 듣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은 음악은 쌓이지 않고, 지나쳐 버린다. 적어도 다시 찾아듣게되는 음악. 듣지 않고서는 안될 것 같은 절박함은 그 음악을 온몸으로 들었던 그 기억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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