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항 새우튀김

from 사진창고 2009. 6. 21. 12:19

며칠전 짬을 내서 양양에 다녀왔다. 이런저런 일 때문에 몸도 지치기도 했고, 번거로운 일들을 치르느라 힘들어 했을 K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 아직 성수기는 아니라 한산해서 다행이었다. 7,8월 이곳은 상상하기도 겁이 났다. 사람이 없어 스산하지도 않고, 사람에 치여 시달리지도 않는 적당한 시간이었다. 기억하기위한, 떠나기위한 여행이 아니라 그저 눈감고 쉬는데만 열중했다. 

숙소 근처에는 별달리 먹을게 없어서,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저녁에 차로 10분거리에 있는 속초의 대포항으로 갔다. 대포항에서 다녀온 다음날 꽤 비싼 자연산 도다리 회도 배불리 먹었고, 그 전날에는 강원도 한우도 몇점 먹었는데, 돌아와 생각하니 이상하다. 그날 저녁에 대포항에서 더운 김 호호 불어가며 먹었던 새우튀김이 계속 기억이 난다. 워낙 저렴한 입맛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

두마리에 3천원하던 바로 튀긴 큰새우 튀김. 기름 뚝뚝 떨어지는 비닐봉지에 담아와 강원도 밤바다 옆 주차장 벤치에서 바람을 맞으며 먹었다. 새우 머리까지 한꺼번에 튀겨낸 강원도 대포항 새우튀김. 머리부터 한입 베어물었더니 입안가득 신선한 새우향이 가득 퍼졌다. 이런게 바다냄새고, 펄떡거리는 신선함일까. 그게 아니면 별다를 것 없는 새우튀김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을거다.

돌아오는 길에 출출할때마다 K와 새우튀김 얘기를 했다. 정말 맛있지 않았냐고 얘기하면서. 대포항에 일렬로 늘어선 새우튀김 가판대는 어느 풍경보다 장관이었다.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 늘어선 가판대 사진을 보자니 침이 다시 고인다. 어떤 아름다운 바다풍경보다, 사람냄새 진동하는 그 대포항 튀김집 가판이 더 장관이었고, 잊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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