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알았다. 내년 한국에서 클림트의 전시회가 열린다. 2월1일부터 5월15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부제는 'Once In A Lifetime'. 전시때가 되면 플래카드도 펄럭이고, 뉴스에도 나왔을테니 모르고 지나칠 수는 없었을테지만 오늘 알게된 그 소식은 반갑기 그지 없다. 그의 작품 250점중에서 10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라는데, 이 말대로라면 멀리 비행기를 타고 유럽여행을 가지 않고서는 눈으로 볼 수 없을 그의 작품을 눈 앞에서 보게되는 셈이다.

그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사실 제일 많이 알려져서 그렇겠지만) Kiss는 오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그다지 아쉽지 않은게 'Judith I', 'Adam und Eva', 'Danae', 'Love', 'The virgin', 'The Dancer' 등등이 올 예정이란다. 이 정도면 훌륭하다. 사실 설렌다. 유디트도 그렇지만, 다나에는 정말 보고 싶다. 정사각형 안에 갖혀 제우스와 사랑을 나눴던 다나에. 클림트가 펼쳐놓은 그 은밀한 성적황홀감. 그 표정을 두눈으로 확인해보고 싶다.



소위 말하는 블록버스터 전시회는 차분히 그림을 볼 수도 없고, 또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아서 망설이게 되는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클림트는 외면하기 힘들것 같다. 몇달전 열렸던 일산에서 열린 모딜리아니展을 보고서도 그랬다. 갈까 말까 하다가 망설이다가 찾아갔었는데, 그의 유화 한점을 보고서 바로 오길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으니. 모딜리아니가 몇십년전 그었을 터치의 결을 눈으로 더듬어보던 경험은 좀체로 잊을 수가 없다.

1미터 떨어져 모딜리니아니가 내려 그었을 붓질을 따라가는 감격. 그림은 내 눈 앞에서 볼 때 도록이나 디지털이미지로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준다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했다. '시대의 우울'이라는 유럽미술기행책을 썼던 최영미가 무척이나 부러웠었지. 시집팔아 그렇게 멋진 여행을 했다는 것, 그 수많은 명작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 모두다. 가격만 좀 착해주었으면 좋겠다. 제발 비참하게 돈의 가치로 발걸음을 망설이게 하지 말았으면. 당분간 오스트리아로 날아가 클림트를 보게될 일은 그다지 없을 것 같으니 말이다.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klimtin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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