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마저도, 그래도,
월마다 꼬박꼬박,
내 손에 쥐어지는게 있지 않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하지만,
그 대답뒤에 남는 상대적박탈감의 그늘은...
쉬이 걷혀지질 않는다...
젠장...
비오던날,1002번버스창문
계절의 변화는 버스에서도 느낄수 있었다...
집으로 오는 1002번 좌석 버스에 털석 몸을 맡기고 눈을 감는데...
오랜만에 다리를 감싸고 도는 따스한 공기...
벌써 버스 안에는 스팀의 열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놀라움과...떠나는 가을에 대한 서글픔...
스팀 때문인지 창밖이 더 추워보였다...
호호 입김을 불면 창 한가득 성에가 낄것 같은...
마포대교위에서 보는 한강이 얼어버릴것만 같았다...
계절에 적응하고 싶다...
매번 떠나버린 계절을 아쉬워하고 앞으로 다가올 계절에 설레지 않도록...
익숙한 구두처럼 단단히 적응된 그런 계절...
이제 겨울이 오면 난 또 무얼 준비해야 하나...
계절은 먼저 버스안으로 온다...
2001.10.18
Agile methods are a family of development processes, not a single approach to software development. In 2001, 17 prominent figures in the field of agile development (then called "light-weight methodologies") came together at the Snowbird ski resort in Utah to discuss the unifying theme of their methodologies. They created the Agile Manifesto, widely regarded as the canonical definition of agile development, and accompanying agile principles. Some of the principles behind the Agile Manifesto[1] were:
사회를 살아가면서 불평등한 현실에 울컥한게 한두번도 아니지만, 손문상 님의 오늘 만평을 보면서 잠시 울분을 토하게 된다...유엔이라는 기구, 안전보장이사회라는 기구는 도대체 뭐하는 곳일까?
아침에 출근하는데 하늘이 모처럼 맑아 기분이 상쾌했다...두눈은 피곤에 절어 가누기 힘들정도로 나를 내리누르고 있었지만...그래도 모처럼 창창한 햇살은 출근길의 나를 계속 두드렸다...
우리집 베란다에서는 멀리 북한산이 보이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바깥을 보니 북한산 정상부근의 구름띠도 확연히 구별할 정도였다...남부지방에 피해는 많았던 태풍이지만...가끔 이렇게 태풍이 쓸어내버리는 것도 일종의 자연의 순기능이 아닐까 한다...
아침 뉴스를 듣는데, 북한의 미사일 실험의 파장이 날로 커지는것 같아서 걱정이다...주변국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정교한 외교적 계산보다는 눈앞의 두려움에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일본의 행태도 우려스럽다...아베신조 관방장관은 그 위기 결정판의 발언을 했는데...대략 핵심은 다음과 같다...
"북한 미사일을 막을 만한 수단이 없다면, 합법적인 자위적 차원에서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공격할수 있다."
이 발언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때 명분으로 내세웠던, "이라크로부터 실질적인 피해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잠재적인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 선제공격의 당위는 충분하다"라는 논리와 꼭 닮아있다...(누가 미국의 개가 아니랄까봐...)
문제는 이라크는 우리와 저 멀리 떨어져있는 물리적 위험의 대상이 아니었던 반면에...북한미사일과 일본발언은 우리 삶에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뜯어보면 일본의 선제공격론은 명백히 (실질적인 미사일 공격을 받지 않아도)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 가능하다는 선언이다...그리고 그것은 합법적 정당한 테두리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제적 비난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합법적'이라는 말에서 현재의 평화헌법을 개정하겠다는 일본 극우망령의 판단이 서려있다는 점이다...이는 일본 극우의 정치적전략이 노출되어있는데, 북한 미사일이라는 안보성 호재를 통해 그들의 숙원인 평화헌법 개정, 자위대 전환을 일거에 획득하려는 치졸한 전략이다...그들은 일본 사회의 여론지지를 얻기 위해 계속 위기를 강조하려 들 것이다...
답답하다...자칫 우리의 편안한 삶에 큰 영향을 줄수도 있는 (물론 그렇게 되서는 안되겠지만) 상황들인것 같다...두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사안임에 분명하다...
오늘도 출근했다. 요일감각도 무뎌지는거 같다. 금요일이 됐는데도 주말기분이 안난다. 토요일에 아침 6시에 출근하는 기분, 하루 세끼 회사근처에서 밥을 먹는 일 이제좀 낯설어 졌으면 좋겠다.
어제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월드컵 축구도 다음날 조기 출근의 압박때문에 전반까지만 봤다. 다른 날 같았으면 맥주한잔 기울이면서 쿠션에 몸기대고 침흘리면서 봤을텐데 누릴수 없는데서 오는 아쉬움이 무척이나 크다.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왔다. 최종 테스트 후 시스템 오픈에 결정적인 흠결이 있지 않는한, 12일에 예정대로 진행된다. 전산시스템이라는게 유기체와 같아서 머리는 바꾸지 않고, 몸만 통체로 바꾸는데도, 리스크가 크고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그것이 금융전산시스템이라면 더욱 그렇다. 레거시 시스템을 변경하는것은 사회변혁이나, 의식변화만큼이나 더디고 저항도 크다.
익숙함과 결별하는것, 그리고 새로운것에 적응하는 것은 해야하지만 누구도 선뜻하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의미가 더 있는지도 모르겠다.
회사일에서 긴장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테스트를 진행하고 오픈이 가까워오면서 가끔 가슴한쪽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난다.
집에서 차분히 먹는 저녁이 그립다.
대학 4년간 쌓아놓은 책중에 계급이론관련 서적의 어디쯤을 뒤적거리면 자본주의내에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실패'한 까닭중의 하나는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정의하는 이들이 많아진 까닭이라고 설명하는 책이 있을거다. (있을것 같다...) 다시 말해 프롤레타리아라는 '계급의식'이 엺어지고 사회의 혁명적 변혁을 꿈꿀만한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이들의 등장. 스스로를 노동자, 프롤레타리아가 아니라 그 보다 조금 위쯤 어딘가의 '중산층'이라고 규정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것. 이들은 결국 계급갈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설명.
위도 아니고 아래도 아니고 '중간'이라는 규정하기 힘든 모호함 때문일지 모르지만 언젠가 한국사회의 70~80%가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규정한다는 서베이도 본적이 있다. 도대채 누가 중산층일까? 단지 경제적인 풍요로움, 부족하지 않은 소비를 기준으로 중산층을 나눌 수 있을까? 아님 퇴직할때가 되어 당장 먹고살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소유를 기준으로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최민식, 1961년 부산
최민식, 1976년 부산. 자갈치 시장
드뎌 나에게도 핸드폰이라는게 생겼다...어디서나 삐리릭 울리는 소리와 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할말만을 쏟아내는 사람들의 경박함을 비웃고는 했는데...이제 내가 그 경박함의 중심에 서 게 된 것이다...전적으로 나의 필요에 의해서 장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번호를 받고 전화기를 손 에 들면서도 맘 편하지 않았다...남들 다가지고 있는 것을 나까지 가질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 고, 없음의 홀가분함을 맘껏 즐겼던 것이 아쉽기도 하고 그랬다...
요즘은 연락해야하는 사람이 핸드폰이 없으면 무척이나 불편해한다...우리 사회가 즉각적이고 빨리 빨리의 사회라서인지 몰라도...전자우편 만큼의 기다림도 참지 못할만큼 빠른 상대편의 반응을 요 구한다...핸드폰이 의미하는 것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무슨 상황인지를 잠깐의 가장과 덮어둠 이 없이 홀라당 내보이는 것이 아닐까?
내가 가끔 필요에 의해 핸드폰으로 연락하면서도 가장 꺼리끼는 것은 내 전화로 인해 상대편이 감수해야할 갑작스러움과 전화받을 상황이 아님에도 전화를 받게되는 상태때문이다...편지를 내가 확인하는 것은 내가 편지를 읽겠다는 의지가 실행에 옮겨졌을때 가능하다...그래서 내가 누군가에 게 보낸 편지를 그 사람이 읽어보는 것은 그 사람이 편지를 받을 상황이며 또 편지를 읽고싶은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편지가 내게 주는 편안함은 이런 매체적인 특성에서 나온다...그래서 편지 안에서는 하지 못할말을 할수도 있고 해선 안되는 말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조심스레 내뱉 을 수도 있다...
며칠 전화기를 소지하면서 내겐 아주 웃기는 버릇이 하나 생겼다...간혹 지하철 안이나 버스안에서 앉아있을때...주변에서 울려대는 삐리리 소리에 너무나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그렇게 울 려대는 소리에 신경을 쓰이게 되면서 내 안에서 핸드폰의 존재감을 항상 확인하게 되어버렸다...아 직까지 정확하게 내 소리를 인식하는 득음의 경지에 오르지 못한 탓인지...난 도대체 어떤게 내 전 화기에서 울리는 소리인지 모르겠다...전에는 당연히 내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누가 나 를 찾는 것이 아닐까 가방속을 뒤적거리게 된다...
그중에서도 핸드폰을 지닌 며칠동안 제일 내가 견디기 힘들었던 점은...가는 차안에서나 오는 차안 에서나 큰 소리로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이다...외출시 나의 가장 필수적인 품목은 휴대용 시디 플레이어이다...이 자그마한 기계에다가 오늘 제일 듣고 싶은 시디를 껴놓고 외출하는 것이 나의 오랜 습관 중의 하나다...사실 내가 음악을 듣는 두가지 주요한 수단은 하나는 컴퓨터에 오래 앉아 있다보니 자연스레 많이 듣는 엠피스리와 외출시에 오고가는 중에 듣는 휴대용 시디플레이어이 다...버스를 타면 창문을 반쯤 열어놓고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시선을 두고 귀로는 상쾌한 때 로는 무척 신나는 음악을 듣는것이 외출의 즐거움 중의 하나다...
그런데...핸드폰을 지니면서는 볼륨을 끝까지 올려놓고 음악에 내 몸을 맡기는 것이 주춤해져버렸 다...사실 전화번호를 알려준 사람이 열손가락으로도 세고도 손가락이 남을 정도이고 또 그 몇 안 되는 사람들이 그 시간에 전화를 할리도 만무하지만 나의 어색한 핸드폰은 그 몇가닥의 가능성을 품고서 날 자극하고 있다...버스안에서 혹은 지하철 안에서 음악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은 핸드폰 이 가져다준 아주 좋지않은 결과중의 하나이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건...'문자메시지'라는 부류의 핸드폰 서비스이다...이건 분명히 핸드폰의 맹점과 개선방안을 연구한 탁월한 아이디어맨의 결과물일 것이다...나에게는 전화와 편지간의 타협점이라 는 생각이 든다...편지가 주는 비동시성의 편안함과 글이주는 따듯함, 전화가 주는 동시성과 즉각 성을 교묘하게 접합시킨 도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몇번 문자메시지라는 것을 보내면서 손가 락에 땀이나도록 타자를 쳐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몇 자안에 내가 할말을 구겨 넣어서 보내는(마치 일본의 하이쿠처럼) 단어의 취사선택도 흥미로운 일이다...혹시 모르겠다...이게 점점 문학적인 성질을 지니게 될지도...^^
핸드폰은 그리 달가운 것은 아니다...주된 이유도 얼마전부터 하게된 일과(집에있을때 수정해야하 거나 급하게 해야할 일이 있을때) 또 단말기 보조금이라는게 없어져버린다는 현실적인 금전적 이 유이다...하지만 기왕 손에 쥐게된것...내 스스로 핸드폰의 불쾌함을 줄이면서 편리함을 늘릴 수 있 는 방향으로 만들어가고 싶다...익숙해질때까지 한참을 주변의 기계음에 민감해야하겠지만...순간의 느낌을 문자메시지로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은 그 접점을 의미하는 것 같다...
분명 편리한 도구이다...하지만 위험성도 많이 가지고 있다...편한만큼 조심스러워야한다...난 편지가 훨씬 좋다...앞으로도 핸드폰은 절대로 편지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종이편지가 이메일 로 대체되어버린 지금 생각해보면...새로운 매체가 나에게 익숙해지기 위해선 그 전까지의 이미 익 숙해져버린 것을 새로운 것이 닮아야 한다...그런 점에서 나의 핸드폰도 이메일을 닮아갔으면 좋겠 다...
그것이 새로움에 대한 나의 대처방식이다...
200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