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X-10, 50-200, ISO400, f/8, 1/30
명절이 마냥 좋을때가 언제였더라. 오랜만에 못봤던 사람들을 만나고, 그동안 서먹했던 친척들을 다시 본다는 기쁨. 그런 달뜬 마음에 설레고 기분좋고 그랬던때.
나이가 한살 두살 먹어가면서 넙죽 절하고 세뱃돈을 챙기던 기억은 엷어지고, 빨간날이 다가오면 하얀 봉투에 부모님 얼굴 그리며 세뱃돈을 준비해야 하는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명절은 어릴때처럼 '그냥 기쁘고 좋은날'이 아니라 신경쓸게 많아지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날이 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김포집에 들렸다. 배 꺼지기가 무섭게 다시 차려지는 음식들에 항복을 하고 산책할 겸해서 카메라 들고 잠깐 나왔는데 이제 막 집을 나서는 아이의 뒷 모습이 어찌나 천진하고 경쾌하게 느껴지는지. 할머니 만나러 가는걸까? 엄마, 아빠 손 붙잡고 가는 그 길이 얼마나 신이 나고 즐거울지 짐작이 간다.
모두들 걱정, 근심은 막히는 길가 어디쯤에다 붙들어 놓고...설날, 집으로 가는길은 아이처럼 경쾌한 발걸음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