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가고 한해가 오는건 그냥 단지 숫자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다짐 한번 없이 새해를 맞는다는 건 새로 찾아오는 2007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긁적거려본다.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세우면서 목표를 실현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그냥 갈망으로 마음이 뜨거워지는건 오랜만이다. 몇 년안에 (더 빠를 수도 있고, 느릴수도 있고) 세계일주 여행을 해보려 한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 목표로 인해 가슴 뜨거워짐에 행복해하면서. 그 무슨 거창한 신념도 아니고, 너무 막연한 목표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꿈을 꾸는 것만으로, 그 꿈을 위해 준비한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블로그에 (여행창고-세계일주)디렉토리를 만들었다. 차곡차곡 쌓아놓을테다. 찬찬히 준비해서 내가 살고있는 좁고 바글바글한 한국을 떠나 1년정도 타인이 되어 걸어보고 싶다.

그 여행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삶의 '목표'가 되는 이유는 그 세계여행은 나에게 그간 살아온 인생을 재계획하고, 내 삶에 대해, 내 삶의 지향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불확실함, 불안함, 두려움을 극복하고, 충분히 나에 대해, 내 인생에 대해 성찰하고 나면 그래서 확신이 들게되면 짐을 꾸리게 되리라. 그 옆에는 물론 그녀가 있어줄 것이다.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 한다. 책을 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던 습관에서 벗어나 꾸준히 해보고 싶다. 내가 익힌 언어는 짐을 꾸리는데 강한 자신감이 되어주리라.

'읽기'에의 갈망. 책을 부여잡고 행복해했던 경험이 2006년에는 터무니 없이 적었던 것 같다. 보는것, 듣는것에 익숙해져있는 관습에서 벗어나 읽는것, 쓰는 즐거움을 만끽해보고 싶다. 올해는 읽기에 대한 포커스를 '떠난자의 이야기'와 '떠날자를 위한 이야기'에 두고 싶다.

우리는 몰바니아로 간다

진짜 여행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하는 멋진책 (몰바니아)


그래서 올해의 첫 책으로 '우리는 몰바니아로 간다'를 골랐다. 존재하지 않는 나라 '몰바니아'에 대한 익살스런 안내서를 읽으며, '론리 플래닛'의 시선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내 시선으로 온전한 여행을 만들어보고 싶다.

무슨 선언처럼 비장함이 느껴지는데, 사실 이 글을 쓰고있는 나는 즐겁다. 충만하다.

꿈꾸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 나는 너무 오래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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