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오연호 (오마이뉴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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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노무현 대통령관련 책이 많이 늘었다. 참여정부 비서실에서 펴낸 정책집도 있고, 치밀하진 않으나 그의 일생을 다룬 서평도 있다. 가능한 한 다 읽고 싶으나 아직 단단한 무게의 책으로 엮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듯 싶다. 몇장 더듬거렸는데도 설익은 책들이 보인다. 옥석은 가려지게 될 것이다. 그중 지난 6월 출간된 오연호 기자의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꺼내어 들었다.

이상하다. 5개월 남짓 흘렀을 뿐인데도, 꽤 오래전 일인 것 같은 느낌. 그러나 스스로 잊지 말자고, 그의 죽음을 기억하자고, 그래서 노무현은 아직 현재진행으로 남겨야 한다고 다짐하였기에 그에 대한 기억과 말을 읽고 새긴다. 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다.

블로그 왼쪽에 자리한. 그를 기억하자는 작은 배너를 볼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상처와 고통의 기억은 엷여지는 것이 당연하기에 5월의 기억으로 그를 호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허나 그 죽음이 주는 무게와 그 일생이 주는 가치는 무거운 짐이다. 말과 말 사이에 오연호 기자가 바라본 노무현에 대한 단상이 내내 기억에 남는다.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그저 노무현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한장 한장 넘기며 읽었다. 그게 아니라면 차분히 읽어내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

인터뷰가 생생해서인지, 글을 읽으며 그가 아직 살아있을 것만 같은 생각을 했다. 살아서 이 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그를 죽음의 이미지로 씌우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의 말이 현재도 '꺼리'를 주고 있지 않은가. 현실에 대한 방향. 어떤 식으로 삶을 대하고 살아내야 하는가에 대한 가치를 세심히 찾아보고 싶었다.

읽으며 또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그는 참 여렸다. 그를 사랑해주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내칠 수 없었고, 끊임없이 그것을 의식했으며 그들에게 실망을 주는 것을 가슴 아파했다. 그는 여느 대통령처럼 강하지 못했고, 강했으면 했으나 강하지 못하여 지지자를 힘들게 했다. 그런 그를 존경한다. 적어도 그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었으며 그걸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에 겸손했다. 부족함을 알았고, 그 부족함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위치에서 어디 그게 쉬운가.

쉽게 읽힌다. 한줄 밑줄도 긋지 않고 읽어내려갔다. 죽은 이에 대한 이런 복잡한 감정이라니. 언제쯤 정리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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