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전. 예수.

from 책글창고 2009. 9. 28. 20:59

예수전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김규항 (돌베개,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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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소식을 들은 후부터 읽고 싶었던 예수전을 읽는다. 읽던 다른 책이 있었는데, 출근길에 읽을 책을 뽑아들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책이 가벼운 까닭이었다. 짧은 출근길, 버스안에서 잠깐 봤는데도 읽는 맛이 있다. 문장에 허툰 힘이 없이 편안하다. 2장을 읽고 있는데, 읽다보니 신약성경을 세세히 읽고 싶어졌다. 역시나 원전에의 갈증.

기독교라는 종교적인 그늘 탓인지 성경은 언제나 두고 읽기 꺼려졌었다. 허나, 그야말로 바이블이므로 성경 또한 세상 모든 고전이 그렇하듯이 풍부한 해석이 가능하리라. 예수전을 덮고 신약성경을 읽게된다면 한줄한줄 더듬으며 인간 예수를 읽어내고 싶다. 이 책도 그런 과정과 비슷하다.

김규항의 의도는 명확하다. 기독교로 한정되어있는 예수의 존재를 현실적 관계망으로 끌어내리고 싶어한다는 것. 진정 예수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 될 수 있겠다. 예수의 복음과 행동이 그저 교리속에서가 아니라 너와 나의 현실에서 재평가 받을 수 있도록 의미부여를 하고자 하는 것. 온전히 김규항의 재해석에 기대어 이뤄질 작업이지만, 읽으면서 고개 끄덕이게 되는건 일단 그의 해석이 옳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예수를 기독교 교리속으로 점점 가두고, 그를 메시아적 존재로 신격화했어야 하는 이런저런 정황은 이해하지만, 그 때문에 예수의 가치와 가르침이 협소해지는 것은 매번 아쉬움으로 남는다. 예수를 깊이 이해했다면 그리고 그의 가르침에 따라 행동했다면 오늘날의 한국 기독교가 이처럼 욕을 먹지 않았을텐데, 현재 상황을 보면 그들의 진실된 이해는 요원한 것 같다.

예수. 인간해방. 인간이해. 애끓는 인간애. 그것이 예수를 올바로 이해하는 길일지 모르겠다. 그리고 예수를 그렇게 폭넓게 이해할때, 즉 기독교 교리에서 예수를 놓아줄때 역설적으로 예수의 저변은 늘어날 것임을 믿는다. 믿지 않아도 감화될 수 있듯이. 수많은 비기독교인들이 예수에게 진정 감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이 책에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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