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트 가드너

from 영화창고 2006. 7. 9. 09:45

최근에 구입한 pmp덕분에 출퇴근길에 영화를 잠깐씩 보곤 한다...예전에는 그냥 흘려지나갔던 영화들이 이젠 내 시야에서 오랜 잔상을 남기게 된것이다...잠이 모자란 아침 출근길, 피곤이 겹겹이 쌓여있는 저녁 퇴근길에 영화를 본다는건 어쩌면 낯설은 일일지 모르지만, 잠깐잠깐씩 일상과 유리된 어떤 경험을 준다는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최근에 본 영화는 (무려 3일간에 걸쳐서 봤다...) 콘스탄트 가드너였다...제목 자체는 주인공 저스틴의 무관심을 나타내는 말일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결과적으로 그는 끊임없이 테사의 삶을 가꿔왔을지도 모르겠다...직접 개입하지 않으나 주변에서 그녀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지켜보며 관심쏟는 존재...그것이 그녀의 죽음 후에 급작스럽게 변하게 된다...그래서 힘겨워보이고 무기력해보인다...



서스펜스 보다는 하나의 아름다운 로맨스에 기울어있는 영화...그 서스펜스도 완결된 형태라기 보다는 아프리카를 화면에 담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버릴수 없었던 이야기 같다...그래도 하나의 다큐멘터리같은 화면은 꾸며진 이야기보다 하나의 현실처럼 다가온다...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소리높여 이야기 하지는 않지만, 현실이 주는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영화는 끝내 보는 이의 마음깊이 어떤 정치적인 입장을 심어놓는다...아주 자연스럽게...


인상깊었던 것은 아프리카의 풍광...더이상 아름답게 담아낼수 없을것 같은 화면은 휑하면서도 비움의 공간감을 준다...없고, 부족하기에 아프리카를 찍은 모습이 아름다워보이는 역설...페르난도 메이엘레스 감독의 다른 영화 시티오브갓을 보면서 속도감과 아름다운 화면에 감탄했었는데, 이 영화도 그의 영화답게 아름답다...


우연히 pmp에 담아두었다가 꺼내보면서 감탄하는 영화들이 많다...최근에 본 클로저, 매치포인트가 그랬고, 미앤유앤에브리원유노도 그랬다...이 영화도 놓치기엔 너무 아찔한 아름다운 영화다...

I don't have home, Tesa was my home...저스틴의 이 말을 이젠 나도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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