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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이번주 절정이라는, 다급함을 재촉하는 말을 듣고 생각났던 영화. 4월이야기. 우산을 써야 할정도로 쏟아지듯 내리던 벚꽃 탓인지, 이 장면은 나에겐 가장 아름다운 봄풍경 중에 하나로 남아있다. 보면서 그 거리를 한번쯤 '걷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장면들. 그래서일까. 지금같은 봄날, 봄철이 되면 한번쯤 꺼내어 보게된다. 내러티브보다는 이미지로 더 깊이 남아있는 영화. 기억이나 추억따위가 그러하듯이.
벚꽃, 봄비, 우산, 이사, 들판, 연, 신입생, 입학식, 서점, 동아리, 설레임... 봄날의 풍경이 촘촘히 박혀있는 사랑스러운 영화. 되돌아 생각해도 아름다운 그 풍경. 오늘 다시 꺼내보며 갈무리 해본다. 어쩌면 아프고 시린 기억들은 도려내어버린 이 비현실적인 영화가 그래서 요즘같은 시절에 꺼내어보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휴일에 가면 사람반, 벚꽃반일게 분명한 벚꽃축제를 찾아다닐 것 같지는 않다. 오며가며 벚꽃이 또 그렇게 지는구나, 언제나 짧았지만 올해도 짧구나.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으로 아쉬워하겠지. 그래도 아쉬우면 렌즈로 담아낼지도. 나만 아는 벚꽃길이 있다면 좋을텐데. 그래서 걷다보면 같이 걸었던 사람들이나, 기억들이 떠오르는. 마츠 다카코같은 아이와 걸었던 기억이라면 더 좋겠지.
이 영화 다시 보면서, 이 아름다운 벚꽃으로 혼자 벚꽃놀이 해본다. 그 숱한 봄날의 기억들도 같이 불러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