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도 되었고, 11월 5일을 기점으로 카드값 청구 기간도 지나고 해서 사려고 맘먹었던 시디를 고르고 있다. 그 날만 지나면 뭔가 사야할 것만 같은 기분에 마음이 달뜬다. 이 놈의 카드값 인생.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엔 뭘 손에 넣을까 심사숙고 하고있으려니 한숨이 나온다. 사고싶은 시디는 계속 늘어나고 그렇다고 다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매번 채워지지 않는 허기랄까. 요즘은 책보다는 시디에 더 손이 간다. 책 읽는 속도도 참 더디 가고 있어 아직 사놓고 안읽은 것들만 읽어도 올 한해는 휙 가버릴 것같다. 다행이지. 책마저 질렀다면...

최근의 관심이 우리 인디음악이니 당연히 골라놓은 것들도 그쪽 음악들이 많다. 가장 먼저 장바구니에 등록해놓은 것들은 장세용의 2집.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일곱날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Goodbye Aluminium. 스웨터의 Highlights. 눈뜨고코베인의 Pop to the People. 손지연의 3집. 등등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확정 리스트는 아닌게 당연하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을것 같다.




여기에 더해 가장 최근에 추가된 앨범이 바로 어른아이의 B TL BTL이다. 2006년에 나온 앨범인데 2년이 지났는데 아직 새앨범이 나오지 않았으니 이 음반이 마지막이 아닐까 싶어 걱정이다. (정보가 많지 않아서 그저 짐작이다) 최근에 알게되었다. '상실'이라는 노래 때문에. 이 노래를 듣고 바로 구매목록에 어른아이의 앨범을 넣어두었다. 황보라의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다. 이런 어쿠스틱 사운드가 요즘엔 귀에 잘 들어온다. 홍대의 이소라라고 하던데. 게다가 매력적인 여성보컬이라면 더더욱. 스산한 가사의 느낌도 그렇고. 한곡 들었지만, 앨범 전체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면 구매를 망설이기가 힘들다. 그저 연약한 포로가 될뿐. ;)

사랑후의 상실. 온기가 사라진 수척해진 얼굴이 노래에 그려지는 것만 같다. 꼭 나 때문은 아닌데 내가 있어도 너에겐 그저 귀찮기만 할뿐. 너를 놓쳐버리는건 나를 잃어버리는 것. 노래 중간에 느껴지는 '공백' 때문인지. 목소리와 기타의 울림이 크게 느껴진다. 특히나 손끝에 힘이 잔뜩 들어간 기타 스트로크, 그리고 잠시의 멈춤 후에 "기억이 안난 내가 행복했던 이유들"이 부분은 특히나 벅차다. 아, 하고 탄성이 나온다. 그저 누군가를 생각하다가 잠 뒤척이는 새벽에 어울릴 노래. 특히나 생각하는 그 사람을 볼 수 없거나, 잊어버려야 할 때. 어쩌면 끝모를 상실감에 낮은 불빛 하나 켜두고 괴로워할지도 모르겠다.



어른아이 - 상실

1,2
1,2,3

오늘은 피곤해 보이는 너의 얼굴
아무말도 없었지
무슨일 있었던 걸까
종일 한숨만 쉬고 있어

모든게 귀찮을뿐야
귀찮기만 하다고 내 자신 너무 싫단 말
엉망이야 소용이 없어
지금 그에겐

잃어버렸어 나를
어딘지도 모르게
놓쳐버렸어 너를
따뜻했던 말 그날의 온기는

사라지고
차갑게 식은 내 영혼

모든게 귀찮을뿐야
귀찮기만 하다고 내 자신 너무 싫단 말
엉망이야 소용이 없어
지금 그녀에겐

잃어버렸어 나를
어딘지도 모르게
놓쳐버렸어 너를
따뜻했던 말 그날의 온기는

사라지고
차갑게 식은 내 영혼

기억이 안난 내가
행복했던 이유들
놓쳐버렸어 너를
따뜻했던 말 그날의 온기는

사라지고
차갑게 식은 내 영혼
차갑게 식은 내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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