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ebs-지식채널
개인적으로는 황선홍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대는 홍명보에 비해, 잘생긴 그의 얼굴은 왠지 믿음이 가지 않았다. 프로축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그의 활약을 볼 기회도 없었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펴보고 제대로 평가할만한 여유도 없어서인지 모르지만,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그는 언제나 무기력했다. '결정적 킬러본능'은 물론이고 꼭 넣어야 할 골도 넣지 못하는 최전방 공격수 황선홍. 한국대표팀 경기에 대한 답답함은 고스란히 그에게로 쏠렸고, 냄비언론처럼 나도 경기결과를 황선홍 한명에게 쏟아부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상을 보면서 생각해보니 그때의 무기력함과 답답함은 온전히 그의 몫이 아니었던것 같다. 그건 그때 우리의 축구수준, 그걸 반증하는 것이었을 뿐. 황선홍은 그걸 뛰어넘을 만큼 천재적인 선수가 아니었지만 한골을 그 누구보다 바랐던 성실한 축구선수였음을 인정해주고 싶다.
우리사회는 종종 개인에게 능력이상의 무게와 책임을 지우고, 결과에 대해 그 이상의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 축구가 한사람이 하는 운동이 아닌게 분명하다면 드러나는 문제의 원인은 그 축구팀 모두의 문제로 환원되어야 하는게 당연하다. 정작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온데간데 없고 격렬한 비난만 난무하는 익숙한 모습. 그저 우리는 배고픈 동물처럼 욕하기 쉽고, 탓하기 좋은 대상을 찾아서 비난을 퍼부던것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