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시디를 많이 만들었었다.(구웠다고 써야 할것 같다.) 만들기도 많이하고 선물도 많이하고 그랬다. 포터블 시디플레이어를 외출할때마다 가슴에 품고 다니던 시절이라 내가 좋아하는 곡들을 나름의 테마를 입혀서 여러장 구워놓고 듣고 그랬다. 가을이 오는 소리가 온몸으로 느껴질때쯤이면 내 맘대로 만든 '샹송' 컴필레이션 시디를 들었던것 같다.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즐비하게 놓여진 시디를 보면서 이 곡들 다 듣고 나면 점점 더 새로이 들어야 할 좋은 곡들이 줄어들지도 모르겠다는...꼭 그런건 아닌데 요즘처럼 찾아듣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버린 시절에는 귀에 익숙한 곡들만 무한 반복된다. 음악을 소개해주는 좋은 블로그들만 방문해도 듣고싶은 곡들이 한가득인데, 이상하게도 음악에 집중하면서 듣기는 더 어려워졌다. 그저 백그라운드 음악으로만 존재하는 느낌이랄까.
그 시절(대략 90년대후반) 플렉스터 시디라이터가 매일 음악시디를 토해내곤 하던 때 만든 음악중에 샹송모음도 있었다. 그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뽑아낸 리스트는 아래와 같았다. 주욱 훑어보니 Francoise Hardy의 곡들(참 좋아했었는데)과 Danielle Licari의 이름이 눈에 띈다. Licari의 곡은 타이틀곡과 중반부, 마지막 곡을 장식하는 걸로봐선 꽤 애정이 깊었던 듯 싶다.
Danielle Licari & Paul Mauriat - Paris BalladeYves Duteil - Au parc MonceauDaniele Vidal - PinocchioDalida - Paroles ParolesFrancis Lai & Liliane Davis - Ballade Pour Ma MemoireEdith Piaf - Hymme A L'amourGeorges Moustaki - Ma SolitudeSerge Gainsbourg & Jane Birkin - Je T'aime..mon Non PlusSylvie Vartan - La Reine De SabaNana Mouskouri - Plaisir DamourDanielle Licari - Les Parapluies De CherbourgAnne Vada - Eros ErosJean Jacques Goldman - Comme ToiFrancoise Hardy - Tous Les Garcons Et Les FillesEmmanuelle - C'est Bon Tout CaFrance Gall - Au Clair de la LuneMireille Mathieu - Un Homme, Une FemmeEnzo Enzo - Les Yeux OuvertsYves Montand - Les Feuilles MortesFrancoise Hardy - Des Ronds Dans l'eauElsa - Mon CadeauH'elene - Ce Train Qui S'en VaDanielle Licari - Concerto Pour Une Voix
Danielle Licari를 알게된 건 당연히 광고때문이었다. 각종 화사한 분위기의 CF에는 여지없이 등장해서 분위기를 돋우었던 Licari의 스캣송은 감수성 예민하던 그 시절(응?) 단번에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니 이런 목소리가...대략 사근사근 속삭여주는 스캣에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기도 했었던 듯 싶다. 이미 지금의 40,50대 분들을 휩쓸고 갔던 그녀였지만 그 목소리의 신비함은 지금 들어도 손색이 없이 아름답다.
Licari의 곡들 중에서 제일 먼저 날 '떡실신'시킨 곡은 Paris Ballade였다. 지금도 많이 먹는 쿠크다스 CF에 나왔던 그 곡은 과자보다 먼저 내 마음에 왔다. Paul Mauriat악단의 연주에 Danielle Licari의 목소리를 얹은 그 곡. 인터넷을 온통 뒤져서 찾아내어 플레이를 했을때의 감동이란. Youtube에는 이 곡에 낭만적인 그림들을 엮은 동영상이 올려져있다. 차분한 마음으로 빠져보아도 좋을듯 싶다. 보고 있으면 이곡을 귀에 끼고 아직 가본적 없는 파리 어디쯤을 걷고 싶어진다.
이 곡보다 어쩌면 더 유명한 곡은 Concertino Por Deux Voix(목소리를 위한 협주곡)이다. 모르면 간첩, 안들어봤으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곡이다. 이 곡은 Saint Preux(생 프뤼)라는 프랑스 작곡가의 곡에 Licari의 목소리를 입힌 곡인데, 둘 모두를 세상에 알린 곡이 아닐까 싶다. 위의 곡 리스트에 Saint Preux의 곡도 함께 올려두었는데, 다른 곡들도 산뜻하니 마음에 든다.
'와~앙, 와~앙, 와라라라...'로 시작하는 (죄송) 이 곡은 어떤 마음상태에서 듣고 있더라도 청자를 깨끗한 마음으로 돌려놓기 부족함이 없는 곡이다. 스캣이 참 황홀하면서도 슬프다고 할까. 달콤하고 따뜻하지만 클래식선율위에 머무르는 Licari의 스캣은 어딘가 애처롭고 슬프다. 봄의 싱그러움보다는 짙은 가을의 쓸쓸함에 가깝다.

Licari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얼굴이 참 궁금하지만, 몇장의 앨범자켓으로 밖에 확인할 수 없을정도로 알려진 사진이 없다. 그 목소리를 생각한다면 그녀가 고집했을 신비주의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녀는 1964년, 영화 '쉘부르의 우산'에서 당시 음악감독이었던 미셸 르그랑의 요청에 따라 여주인공 까트린느 드뇌브의 노래를 대신 불러 주목을 받게 된다. 그 곡을 들어보면 주목할 수 밖에 없다.
특히나 'Concertino Por Deux Voix'은 한 시대를 확립한 가장 뛰어난 스캣송으로 꼽힌다. 곡의 아름다움도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 기교를 넘어서는 표현력이 돋보인 스캣 때문임은 자명하다. Licari에 대한 더 많은 설명은 이곳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영화음악을 부른 탓에 IMDB에서도 몇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위키피디아가 체계적으로 잘 되어있다. 불어에 능통하다면 불어판 위키피디아가 더 좋을지 모르겠다.
특히나 'Concertino Por Deux Voix'은 한 시대를 확립한 가장 뛰어난 스캣송으로 꼽힌다. 곡의 아름다움도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 기교를 넘어서는 표현력이 돋보인 스캣 때문임은 자명하다. Licari에 대한 더 많은 설명은 이곳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영화음악을 부른 탓에 IMDB에서도 몇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위키피디아가 체계적으로 잘 되어있다. 불어에 능통하다면 불어판 위키피디아가 더 좋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