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칸 인질피랍사태. 뭐, 요즘 이 얘기 하루도 안듣고 지나갈 수 없는 최대이슈라 거기에 얘기 보태고 싶진 않지만, 아무말 안하고는 도저히 열통이 터져서 참을 수가 없다. (포스팅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좀 했다.) 예전에 노무현대통령관련 글 써놓고 후회를 해서, 논란이 되는 얘기는 가급적 하지 않으려 했는데, 느낀것들 좀 적어본다.
오늘도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볼수록 한숨만 나온다. 도대체가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맘에 드는 구석이 한군데도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볼때 근본원인은 대략 두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는 한국의 '원치않는' 중동문제 개입. 두번째는 더 말하면 입아플 한국의 '미친'기독교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정말 미쳤다고 밖에 할 수없다) 9/11이후 중동이 돌아가는 시츄에이션으로 볼때 탈레반이 미국(또는 파병국들)과 기독교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정말 '모르면 바보'다. 게다가 탈레반은 간다라 미술의 걸작이라는 바미얀 석불을 이슬람에 반한다며 대포로 때려부순 (단군상 때려부수거나, 아프간에 선교하러 가신 분들만큼이나) 앞뒤 꽉 막힌 놈들이다. 그들에게는 미국에 얻어맞아 정권을 내주고 시골로 쫓겨가 있는 작금의 현실이 열불 나는 일인거다.
그런 탈레반이 득시글거리는, 호시탐탐 납치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알리려는 그들의 눈앞에 '잡아드세요'라고 찬송가로 무장하고 뛰어들었다니 어의가 없다. 덩그라니 관광버스타고 지나가는 놈들을 불러세우니 국적은 파병국인 한국이요, 더구나 이슬람이 금하는 선교를 하러왔고, 설상가상으로 증오대상인 '기독교'를 이슬람의 땅에 전파하러 온 놈들이라니 탈레반이 잡아놓고도 '얘들 제정신이야?'하고 반문할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이런 사태를 예견하지 못하고 자신의 교세확장을 위해, 선교라는 명목으로, 치열함과 결연함 없이 '관광가듯이' 그곳에 가서 인질로 붙잡혀 있는 그들을 보면 정말 '동정심'이 가질 않는다. 왜 한국인이 기독교와 이슬람의 피튀기는 종교전쟁의 한복판에 놓여 인질로 붙잡혀 그 고생을 하고 있는지. 물어도 물어도 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을 꼬득여, 220만원의 여행비를 받아, 젊은이들을 그곳에 보낸 목사 및 책임자들은 지금 뭐하고 있는지, 반성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싶다. 어쩌면 빨리 이 사태가 마무리되어 자신의 '교회'가 아무 이상없이 그냥 그렇게 온존하기를 무릎꿇고 기도 하고 있겠지.
이런 넷상의 목소리를 표현의 격함을 문제삼아 '악플'로 매도하고(심한 것들은 논외로 하고), 여론이 아닌 일부의 목소리로 축소하고, 선교를 '봉사'라고 굳이 바꿔달아 연일 매크로 돌리듯이 기사를 생산해내는 언론을 보면 한숨이 더 나온다. 게다가 시의적절하게 악플 단속한다는 경찰청 기사를 슬쩍 흘리는 못된 언론. 한국사회 성역인, 곪을대로 곪은 기독교문제가 전면으로 터져나오는 것을 꾸역꾸역 누르려는 느낌이 많이 난다. 사태의 본질은 도외시하고 벌써부터 온정주의, 인도주의로 분탕질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그들은 또하나의 적이다.
종교는 지극히 개인적인 신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종교는 스스로 감화되어, '믿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어' 제발로 찾게되는 것이 아닌가. 방문 세일즈 하듯이, 타인에 대한 이해없이, 무작정 붙잡고 좋으니 믿으라고, 믿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협박하는 종교는 제대로된 종교가 아니다. 자신이 믿는 것을 함께하고자 하는 '선교'와 남이 싫다는 것을 시도 때도없이 억지로 강요하는 '폭력'을 구분하지 못하는 일부 광신도들은 참아줄 수 없다. 전자는 믿지 않는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해주지만, 후자는 그들을 정복하지 못한 피정복자로만 본다. 그들이 아프간에서 배고프고 목마른 그 불쌍한 아이들을 앉혀놓고 앵무새 말가르치듯이 내뱉는 말들은 '선교'가 아니라 '폭력'일 뿐이다. 교화의 대상, 원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피식민주의적인 사고방식. 정말 혐오스럽다. 더구나 그런 그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같은 국적을 가진 이유로 우리가 받아야 하는 피해와 해악은 도저히 두고봐줄 수 없다. 그들이 무사히 살아돌아오길 바라고, 사태가 잘 해결되길 다른 한국인들처럼 기원한다. 하지만, 곪을대로 곪은, 오염된 한국의 기독교,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