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고
삼청동, 순례기...part 2
시린콧날
2007. 2. 11. 05:46
Scene #4.
삼청동 골목을 누비면서 누구나 느끼는 것이겠지만, 삼청동 골목의 간판은 서울거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간판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간판이 정작 드러내고자 하는 가게의 이름들도 꽤 색다른 매력을 준다. 지금은 가게가 커지면서 예전의 매력을 잃어버렸지만, '눈나무집'(雪木軒)을 몇년전 처음 찾아갔을때 느꼈던 분위기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난삽하기 이를데 없는 서울 번화가의 간판들을 싹 쓸어버리고 삼청동의 간판들로 채워버리고픈 생각마저 들 정도로 삼청동의 간판들은 눈여겨 볼 만한 가치가 있다.
Scene #5.
삼청동 골목에는 노점이 많지 않다. 도로의 폭이 너무 좁아서 노점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서 이기도 하겠고, 노점이 장사될 만큼의 사람수가 아직은 안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기에 또다른 이유는 이 거리와 어울릴만한 아이템을 아직은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삼청동 거리에서 '종로노점'을 떠올린다는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도 골목 어귀어귀 주차된 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 이상의 번잡스러움은 삼청동 그 좁은 골목이 견뎌낼수가 없을것 같다.
사진기를 들고 길을 걷다가 자연스레 한 노점에 시선이 머물렀는데, 그중에서도 독특한 전등하나가 내 맘에 들어왔다. 실타래 같은 각양각색의 구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곱고, 단아했다. 원색임에도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빛. 눈이 다 편안해졌다. 이 전등을 찍으면서 난 GX-10이 너무도 좋아졌다. 이 놈이 표현해내는 색의 재현이 놀랄정도로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내 눈으로 보는 것보다 어쩌면 더 생생하게 잡아내는 녀석. 역시 아직도 나에게는 버거운 녀석이다.
Scene #6.
더 오래 머무르면서 차분히 찍고 싶었지만, 시간은 너무 늦어버렸고 바람의 끝은 매서워졌다. 무엇보다 오랜 걸음으로 발이 뻐근하고, 무척이나 허기가 졌다. 사실 오늘의 순례가 서울역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난 여기 적어둔 것보다 훨씬 많은 길을 걸었던 셈이다. 무얼 먹을까 하다가, 혼자 음식을 먹기에는 삼청동은 어울리지 않는 다는 생각에 맘을 접었다. 결정적으로 수와레에서 와인에 스파게티를 먹는 사람들을 창밖에서 보고 있자니 그 썰렁함이란. 그래서 그냥 사진기들고 입구에서 주방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렇게...근데, 그리 반겨주진 않더라.
삼청동 주변에 갤러리가 많긴 하지만 거의가 폐쇄적인 느낌이다. 많은 상점들이 길가는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것에 비해 말이다. 이곳에서 좀더 많은 그림들, 조각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돈벌이는 안되겠지만. 삼청동 골목중에 진품은 아니지만 붓냄새 나는 그림을 유리창문을 통해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창가에 붙어서서 사진을 찍어대도 손사래를 치지 않는 걸 보니 꽤 오랜시간 감상해도 뭐라하지 않을 것 같다. 그중에 모딜리아니와 고흐의 모작이 눈에 띄는 곳에 배치되어있는데, 어쩐지 모딜리아니의 그림이 삼청동과 어울리는 느낌이다. 왜냐고는 묻지마라. 고흐모다는 모딜리아니가 모던한 느낌이라 그런가.
아직 삼청동을 다 본것은 아니지만, 더이상은 힘들듯 하여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갔다. 삼청동은 렌즈로 훑고 지나간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지켜봐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거리이다. 점점 변해가는 삼청동의 모습을 시간별로 담아낸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매력적인 곳이고, 그곳이 그렇게 변해가기를 조용히 바래본다.
삼청동 골목을 누비면서 누구나 느끼는 것이겠지만, 삼청동 골목의 간판은 서울거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간판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간판이 정작 드러내고자 하는 가게의 이름들도 꽤 색다른 매력을 준다. 지금은 가게가 커지면서 예전의 매력을 잃어버렸지만, '눈나무집'(雪木軒)을 몇년전 처음 찾아갔을때 느꼈던 분위기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난삽하기 이를데 없는 서울 번화가의 간판들을 싹 쓸어버리고 삼청동의 간판들로 채워버리고픈 생각마저 들 정도로 삼청동의 간판들은 눈여겨 볼 만한 가치가 있다.
GX-10, 50-200, ISO800, f/4, 1/60
GX-10, 50-200, ISO800, f/4.5, 1/6
GX-10, 50-200, ISO800, f/4.5, 1/160
Scene #5.
삼청동 골목에는 노점이 많지 않다. 도로의 폭이 너무 좁아서 노점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서 이기도 하겠고, 노점이 장사될 만큼의 사람수가 아직은 안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기에 또다른 이유는 이 거리와 어울릴만한 아이템을 아직은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삼청동 거리에서 '종로노점'을 떠올린다는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도 골목 어귀어귀 주차된 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 이상의 번잡스러움은 삼청동 그 좁은 골목이 견뎌낼수가 없을것 같다.
사진기를 들고 길을 걷다가 자연스레 한 노점에 시선이 머물렀는데, 그중에서도 독특한 전등하나가 내 맘에 들어왔다. 실타래 같은 각양각색의 구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곱고, 단아했다. 원색임에도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빛. 눈이 다 편안해졌다. 이 전등을 찍으면서 난 GX-10이 너무도 좋아졌다. 이 놈이 표현해내는 색의 재현이 놀랄정도로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내 눈으로 보는 것보다 어쩌면 더 생생하게 잡아내는 녀석. 역시 아직도 나에게는 버거운 녀석이다.
GX-10, 50-200, ISO800, f/4.5, 1/25
GX-10, 50-200, ISO800, f/4.5, 1/20
GX-10, 50-200, ISO800, f/4.5, 1/20
Scene #6.
더 오래 머무르면서 차분히 찍고 싶었지만, 시간은 너무 늦어버렸고 바람의 끝은 매서워졌다. 무엇보다 오랜 걸음으로 발이 뻐근하고, 무척이나 허기가 졌다. 사실 오늘의 순례가 서울역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난 여기 적어둔 것보다 훨씬 많은 길을 걸었던 셈이다. 무얼 먹을까 하다가, 혼자 음식을 먹기에는 삼청동은 어울리지 않는 다는 생각에 맘을 접었다. 결정적으로 수와레에서 와인에 스파게티를 먹는 사람들을 창밖에서 보고 있자니 그 썰렁함이란. 그래서 그냥 사진기들고 입구에서 주방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렇게...근데, 그리 반겨주진 않더라.
GX-10, 50-200, ISO800, f/4.5, 1/13
삼청동 주변에 갤러리가 많긴 하지만 거의가 폐쇄적인 느낌이다. 많은 상점들이 길가는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것에 비해 말이다. 이곳에서 좀더 많은 그림들, 조각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돈벌이는 안되겠지만. 삼청동 골목중에 진품은 아니지만 붓냄새 나는 그림을 유리창문을 통해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창가에 붙어서서 사진을 찍어대도 손사래를 치지 않는 걸 보니 꽤 오랜시간 감상해도 뭐라하지 않을 것 같다. 그중에 모딜리아니와 고흐의 모작이 눈에 띄는 곳에 배치되어있는데, 어쩐지 모딜리아니의 그림이 삼청동과 어울리는 느낌이다. 왜냐고는 묻지마라. 고흐모다는 모딜리아니가 모던한 느낌이라 그런가.
GX-10, 50-200, ISO800, f/4.5, 1/40
아직 삼청동을 다 본것은 아니지만, 더이상은 힘들듯 하여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갔다. 삼청동은 렌즈로 훑고 지나간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지켜봐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거리이다. 점점 변해가는 삼청동의 모습을 시간별로 담아낸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매력적인 곳이고, 그곳이 그렇게 변해가기를 조용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