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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시한편

시린콧날 2006. 11. 27. 09:18
민들레 - 김상미

《너에게 꼭 한마디만, 알아듣지 못할 것 뻔히 알면서도, 눈에 어려 노란 꽃, 외로워서 노란 꽃, 너에게 꼭 한마디만, 북한산도 북악산도 인왕산도 아닌, 골목길 처마 밑에 저 혼자 피어 있는 꽃, 다음 날 그 다음 날 찾아가 보면, 어느 새 제 몸 다 태워 가벼운 흰 재로 날아다니는, 너에게 꼭 한마디만, 나도 그렇게 일생에 꼭 한 번 재 같은 사랑을, 문법도 부호도 필요 없는, 세상이 잊은 듯한 사랑을, 태우다 태우다 하얀 재 되어 오래된 첨탑이나 고요한 새 잔등에 내려앉고 싶어, 온몸 슬픔으로 가득 차 지상에 머물기 힘들때, 그렇게 천의 밤과 천의 낮 말없이 깨우며 피어나 말없이 지는, 예쁜 노란 별, 어느 날 문득 내가 잃어버린 그리움의 꿀맛 같은, 너에게 꼭 한마디만, - 시집 ‘잡히지 않는 나비’(천년의 시작) 중에서》


이번주 교육이다. 올해 처음가는 업무교육.
월요일이고, 역삼까지 지옥철이고, 비는 오지만
맘은 가볍다.

토요일 신문에서 발견한 시한편,
이런 절절한 사랑시 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