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창고
사무실 시계, 그 시간에 대하여
시린콧날
2006. 10. 16. 21:41
아침에 전화를 받았다. 1주일만의 늦잠을 방해한 그 목소리는 딱딱한 사무적인 목소리였다. 황금같은 금요일에 나를 9시까지 붙잡아둔 어제 작업. 구성한 데이터가 잘못됐단다. 결국 토요일에 회사를 나왔다.
지금 넓은 사무실에는 나 하나 뿐이다. 8개월 이 사무실에 일하면서 시계의 초침소리를 듣기는 처음이다. 항상 톡톡거리는 키보드 소리, 수많은 전화목소리로 가득찬 이 공간에 이런 침묵과 고요가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책상에 가득 붙어있던 사람들이 없다는건 이곳을 무척이나 낯설게 만든다.
어바웃 슈미트를 보면 첫장면에 사무실 시계가 클로즈업된다. 퇴직을 앞둔 슈미트가 6시를 기다리며 얼굴가득 '난해한 표정'을 지으며 있던 그 장면...잭 니콜슨은 얼굴 표정하나로 많은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는 퇴직을 앞둔 그 순간에도 생명처럼 '퇴근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 좁고 항상 분주한 공간에 들어서면서 사무실 시계가 가속을 내서 달리길 기다린다. 시간이란게 언제나 상대적이지만 사무실 공간을 통과하기 전과 통과한 후의 체감 속도는 그 차이가 크다. (잠들기전에 나는 나에게 남아있는 좁쌀만한 가용시간이 무한대로 늘기를 간절히 바라곤 한다.) 때로는 정신없는 일때문에 시간가는걸 느끼지 못할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더디가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게 빠르게 시간이 가길 바란다.
오늘은 그래서 낯설다. 저 시계의 움직임, 고요하게 들리는 사무실 시계의 초침소리가 날카롭지 않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창밖에는 눈이 오고, 조금은 크게 노래를 들으며 여유있게 이글을 쓰고 있자니 저 딱딱한 시계가 흘러내려 물처럼 흐르는것 같다.
이 공간의 낯설음, 그 여유를 느낄 수 있어서, 내 휴일의 한부분 도려낸 것이 그렇게 아깝지 않다...
2004.1.17
지금 넓은 사무실에는 나 하나 뿐이다. 8개월 이 사무실에 일하면서 시계의 초침소리를 듣기는 처음이다. 항상 톡톡거리는 키보드 소리, 수많은 전화목소리로 가득찬 이 공간에 이런 침묵과 고요가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책상에 가득 붙어있던 사람들이 없다는건 이곳을 무척이나 낯설게 만든다.
어바웃 슈미트를 보면 첫장면에 사무실 시계가 클로즈업된다. 퇴직을 앞둔 슈미트가 6시를 기다리며 얼굴가득 '난해한 표정'을 지으며 있던 그 장면...잭 니콜슨은 얼굴 표정하나로 많은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는 퇴직을 앞둔 그 순간에도 생명처럼 '퇴근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 좁고 항상 분주한 공간에 들어서면서 사무실 시계가 가속을 내서 달리길 기다린다. 시간이란게 언제나 상대적이지만 사무실 공간을 통과하기 전과 통과한 후의 체감 속도는 그 차이가 크다. (잠들기전에 나는 나에게 남아있는 좁쌀만한 가용시간이 무한대로 늘기를 간절히 바라곤 한다.) 때로는 정신없는 일때문에 시간가는걸 느끼지 못할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더디가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게 빠르게 시간이 가길 바란다.
오늘은 그래서 낯설다. 저 시계의 움직임, 고요하게 들리는 사무실 시계의 초침소리가 날카롭지 않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창밖에는 눈이 오고, 조금은 크게 노래를 들으며 여유있게 이글을 쓰고 있자니 저 딱딱한 시계가 흘러내려 물처럼 흐르는것 같다.
이 공간의 낯설음, 그 여유를 느낄 수 있어서, 내 휴일의 한부분 도려낸 것이 그렇게 아깝지 않다...
2004.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