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싸페...후기...(1)
2003년 이대공연부터 올해까지 세번째 가는 쌈싸페...작년은 공사다망하여 불참하였고, 올해는 2년만에 가는거였는데...4시부터 11시까지 장장 7시간에 걸쳐 신나게 놀아본 결과 내린 결론은,
나.이.를.먹.었.다.는 것.
연달아 슬램을 하며 달릴수는 없었고, 가끔은 정말 보고싶은 밴드가 공연을 해도...체력적인 부담으로 무대중앙으로 달려나갈 수 없었다...멀찍이 그냥 관조하며 몸을 흔들 수 밖에 없는 나의 체력적인 현실...
그래도 옆에서 나와 함께 소리지르며 몸 부딪치며 즐거워하는 효진이의 얼굴을 보니 간만에 행복했다...
사실 쌈싸페는 서로에게 인연이 있는 곳이긴 하다...처음 2003년에 이대공연을 만난지 2개월만에 가자고 졸라 함께 했는데...서로의 음악취향이 다르고, 사실 효진이의 음악적인 기호가 쌈싸페와는 사뭇 달랐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부담스러워하기도 했었다...하지만 3년이 흐른 8번째 쌈싸페에서는 공연에 맞는 옷을 나에게 코디해줄정도가 되었다...^^; 이 부분은 그녀가 나에게 많이 맞춰주고 있는 것이겠지...

이번공연은 이전의 공연보다 훨씬 관람하기 좋았고, 무대 구성도 맘에 들었다...매표소에서 나눠주는 쌈지백 안에 들어있는 위와 같은 내용물도 행복하게 했다...예전처럼 오뎅은 아니지만 '질러'과자를 제공해준 샘표의 센스는 기대이상이었고, 립톤은 갈증해소에 그만이었다...멘토스와 유판씨라니...짜식들...귀여웠다...
무엇보다 좁은 대학교가 아니라 넓은 잔디광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다보니 잔디밭에 누워 공연을 들으며 즐길 수 있었다...물론 이전의 골수팬들에게는 쌈싸페의 점차 대중화되는 모습이 맘에 들지 않을지 모르지만, 국내의 유일무이한 락페스티벌이라는 희소성을 극복하고 진정한 락축제의 場이 되기위해서는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젊지만, 더 젊은 그들과 몸 부대끼며, 기타리프에 몸 맡기고, 하늘을 향해 목청껏 노래를 따라부르는 해방감이 나를 달뜨게 했다...돌아와서 몸은 멍석말이로 두어시간 두들겨맞은 것처럼 녹초가 됐지만, 아직 쌈싸페에서 그들과 같이 즐길 수 있는 내 마음가짐이 대견스러웠다...벌써 내년의 축제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