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창고

에로틱한 목소리, Je t'aime... Moi non plus

시린콧날 2008. 12. 5. 09:02






Je t'aime... Moi non plus. 가끔 잠 안오는 밤에 들으면 그나마 남아있던 잠마저 달아나는 노래. 제인 버킨의 흐느끼는 목소리를 들으면 맘이 달뜨듯 싱숭생숭 해지곤 했었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여자에게 '난 아냐'라고 매몰차게 말하는 남자. 그런 남자의 반응에 슬퍼 흐느끼는 여자. 우는건지, 아니면...신음인지. 아니면 이후의 말줄임 때문일까. 이 노래는 참 에로틱하다. 그 '아니면'을 상상하게 하는 시뮬라시옹, 제인버킨의 흐느낌 탓에 이 노래는 라디오 금지곡이었다. 가사를 봐도 그 은유들은 노골적이다. 남녀간의 사랑없는 섹스. 그런 그런 이야기들.




1969년 발표된 노래. 10여년을 함께 살았던 영국출신 여배우와 프랑스 가수. (자세한 이야기는 이곳에) 본래 세르주는 이 노래를 브리짓 바르도를 위해 만들었다. 그러나, 1969년, 사랑에 빠진 세르주는 제인에게 이 노래를 준다. 그 즈음의 제인 버킨은 지금 봐도 숨이 막힐 것만 같다. 깨질듯한, 유리같은 투명함으로 다가왔던 제인 버킨의 목소리 탓일까. 세르주 겡스부르가 부러웠고, 또 미웠다. 그가 만들어낸 제인 버킨의 연약하고, 깨질듯한 아름다움. 이리도 애절하게 고백하는 여자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까. '난 아냐' 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는 이미지가 이 노래를 매력적으로, 에로틱하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이 노래를 만난건, Jane B라는 그녀의 대표곡을 수록한 컴필레이션 앨범이었다. 노래를 듣기 전에 열어본 부클릿에 실린 사진 한장. (바로 윗 사진이었다!) 그게 노래보다 먼저 맘에 들어왔다. 지금도 그 앨범을 들으면 그녀의 목소리를 호출하던, 지독히도 길었던 외로운 밤들이 생각난다. 목소리도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세르주와의 듀엣곡 탓일까. 제인 버킨은 나에게 상실, 혹은 어떤 애처로움으로 남아있다.


 
Quoted Jane Birkin: “Serge would go to buy the newspapers every day just to see if we were in them. We were in them constantly. He adored it. He used to say, ‘Nous sommes mythiques’ - we’re mythological - therefore what people say about you, what they get right or wrong, doesn’t really matter as long as you’re there, and the lies are probably better than the truth half the time.” (pg 61)

“(As [Serge] once told Actuel magazine, showing the journalist around his house with its framed pictures of Marilyn Monroe on the walls, his fixation with the actress had come about ‘because she is dead’ and thus could never be corrupted or spoiled).” (pg 64)

Serge Gainsbourg: A Fistful of Gitanes (Da Capo Press,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