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창고
100년 동안의 진심 (20081013)
시린콧날
2008. 10. 13. 18:33
100년 동안의 진심 - 언니네 이발관
오월의 향기인줄만 알았는데,
넌 시월의 그리움이었어
슬픈 이야기로 남아
돌아갈 수 없게 되었네
단 네줄의 가사. 쓸쓸하게 울리는 어쿠스틱 기타소리. 노래 사이사이에 일부러 남겨놓은 여백. 울림이 크다. 5집 앨범 전체를 플레이 하다가 오늘은 이 노래에 꽤 오랜 시간이 멈춘다. 사람사이의 시작은 언제나 오월의 향기로 다가오는 듯 하다. 때로는 코끝이 알싸한, 취할듯한 강렬한 향기로. 그러나 그 끝은 언제나 시월의 그리움으로 남는 것. 찬바람에 시린 코끝이 아려오는 10월의 그리움으로 말이다.
노래를 들으며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들이 떠올랐다. 노래를 들으며 그의 그림들 세장을 뽑았다. 내 나름의 시간순으로 배열해본다. 좀, 억지스러울지도 모르겠다 :) 둘은 그렇게 초승달 아래에서 만났고 (Invitation), 보름달 위에서 사랑을 나눴으나 (On the moon) 결국은 10월의 그리움으로, 박제된 채, 추억하는 관계로 남았다. (Book) 날이 추워지니, 마음도 싸해진다. 계절이란 언제나 그런 것이 아닐까.
Quint Buchholz - Invitation
Quint Buchholz - On the Moon
Quint Buchholz - 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