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창고
맥주한잔 (20080926)
시린콧날
2008. 9. 26. 19:27
한주가 끝났다. 널려진 업무문서들 차곡차곡 챙겨서 서랍속에 넣어두고, 컴퓨터를 채우고 있는 메모들 정리한다.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한주. 주말을 맞이하러 먼저 집으로 들어간 동료들의 빈자리가 보인다. 한숨 한번 내쉬고, 물 한모금 마신다. 뻐근한 뒷목 토닥거리면서 시청쪽 불켜진 빌딩 스카이라인을 돌아본다. 해놓은 건 없는데, 그저 또 한주 좁은 사무실에서 보낸 기억밖에 없는데 이 시간까지 지내온 내가 대견하다. 치열했나? 그건 아닌것 같은데, 때론 살아낸 것 만으로도 치열할 수도 있는거 아닌가. 제프벡의 노래 틀어놓고, 연기 자욱한 Bar에서 맥주한잔 기울이고 싶다. 한주동안 눌러놓았던 이야기들 늘어지게 풀어놓고 말이다. 그저 사람이 그리운 금요일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