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창고

강만수의 추석맞이 '쇼쇼쇼'

시린콧날 2008. 9. 5. 08:14
먼저, 이 분의 사진을 올려 의도하지 않은 불쾌감을 드린 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말씀을 전합니다. 보도 사진이라는게 짜고치는 고스톱이 많다는 걸 이해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 한장의 사진으로 현정부의 수준과 한국언론의 수준을 여실히 확인 할 수 있겠네요. (보자마자 3초간의 썩소와 함께 단발마의 욕이 튀어나왔다는...)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4일 오전 재래시장인 서울 중곡동 제일시장을 방문, 장바구니를 끌며 물가 체험에 나서고 있다


정치인이란 족속들이 기자들이 와주지 않으면 아무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고 어떤 촌스러운 앵글이라도 일단 얼굴부터 들이밀어야 하는 생래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으니 (그래야 뭐좀 한다고 생각들하니까) 뭐 그런 본능에 몸부림치는 만수씨에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싶지는 않네요.

그런데, 이 사진 한 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벌어졌을 주변상황들이 괘씸하고 씁쓸한 겁니다. 역대정부라고 이런 액숀들을 안했을리는 없을 겁니다. 또 제가 현 정부에 더욱 까칠한 까닭에 이런 짓이 더 고깝게 느껴졌음을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그치만, 요즘 상황에 이런 액숀을 한다는 그 사고방식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대략 이런 시츄에이션이었겠죠. 

장관님, 추석도 됐는데 물가도 심상치 않으니 재래시장 한번 가시죠? 기자들 몇명도 부르고, 직접 재래시장 상인들하고 포즈 취해주시면 괜찮을 겁니다. 국민들에게 좋은 시그널을 줄 수 있겠지? 허허허 이쁘게 찍히면 '아, 장관이 추석민심에 신경을 쓰는구나' 서민경제를 위하는 분위기가 날겁니다.

거시 경제를 책임지는 장관이 (국회의원이 이랬다면 강도는 덜했을까?) 추석 장바구니 들고 포즈 취할 상황은 아니지 않나요? 물론, 그동안 몰랐던 삽겹살 1인분 가격을 확실히 확인하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셨을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게다가 처음 재래시장을 활보하며 바구니를 끌어보신 '체험 삶의 현장'을 만끽하기도 했을테구요. 이런 전시성 행정, 너무도 쌍팔년도스러워 손발이 다 오그라드네요. 그에 충실히 장단 맞춰주시는 우리나라 언론과 기자들도 한심스럽긴 마찬가지구요.

정말, 언제까지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분들의 이런 '빽투더 80년대'스러운 쑈를 봐줘야 하는걸까요. 지금 스스로 뭘해야 하는지, 정말 문제가 무엇인지는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저 짜증만 유발하는 저질 쇼를 앞으로 몇년 더 봐줘야 하는 겁니까. 그런 쇼가 쑈로 끝나지 않는다는 엄연한 사실에 등골이 서늘해지네요.

덧) 갈치 및 각종 해산물, "지못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