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창고

마음이 울리는 소리를 찾아서, Sky, 존 윌리암스

시린콧날 2008. 8. 28. 11:41


심금을 울린다는 말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곡들이 있다. 가슴에 몇가닥 줄이 있다면 음의 울림이 내 가슴 한 구석에 있는 감정선을 튕기는 것만 같은 곡들. (표현 참 촌스럽다) 존 윌리암스라는 불세출의 기타리스트가 1970년대 결성한 아트락 그룹 Sky의 곡들이 대표적이라고 하겠다. 스틸기타의 영롱함, 그 떨림이 그대로 가슴 와닿아 부서지는 선율. 애잔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곡들. 마음이 미치도록 우울할때 듣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게 되는 그런 곡들.

Sky2(1980) 앨범에 실려있는 Toccata나 Vivaldi같은 아트락 그룹다운 곡들도 좋지만 위에 걸어놓은 리스트가 온몸으로 증명해주듯이 존 윌리암스의 연주곡들을 더 좋아한다. Sky2앨범에서는 Sahara같은 곡이 될게다. (너무도 개인적인 취향) 동양적인 선율이라고 해야 할까. 떨리는 絃이 정수년의 가야금처럼 깊은 울림을 준다.


Two Candles, (Gerhard Richter)1982, Oil on canvas 55 1/8" x 55 1/8" (140 x 140 cm) Private collection


특히나 Night Sky같은 곡은 오랫동안 '마음의 정화' 기능을 해온 곡이다. (깨끗이 정화되지는 않는다는게 슬프긴 하지만...응?) 듣고 있으면 리히터의 윗 그림같은 초 하나 켜두고 조용히 명상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정갈함을 준다. 이 곡은 Sky앨범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The Great Balloon Race(1985)앨범에 실린 곡이다. 피에로님의 포스팅을 방문하면 전곡을 편안히 감상할 수 있다.

늦은밤에 지친 하루를 마무리 할때 한번쯤 이 곡들을 들어보면 꽤 바른 마음으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너무도 많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듣기를 원하지 않는 순간에도 들을 수 밖에 없는 소리의 홍수속에서 사는 현대인. 헬스장에서 대략 한시간정도만 땀을 빼면 최신곡 수십곡을 원하지 않더라도 논스탑으로 들을 수 있는게 현실이다. 소리는 쏟아져 들어오는데, 정작 원하는 소리는 못듣는다는 게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그런 소음에 가까운 내 몸이 원하지 않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듣고 싶어서 귀기울여 감동할 준비를 하고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기울여 듣는 음악. Sky의 곡을 들을때는 침대맡에 누워, 눈을감고, 그 선율이 주변의 유일한 소리였으면 좋을 것 같다. 그대로 잠이 들어도 좋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