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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의 편지, 주말 편지中에서...

시린콧날 2008. 1. 21. 20:03

주말도 됐고해서 노래 한곡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김광진의 편지라는 노래입니다. 예전에는 무척 많이 들었는데, 날이 추워지고 달력도 하나밖에 안남고 보니 또 찾아듣게 되네요. 가사가 너무도 애절하고, 이별 노래라서 그런가 봅니다.
 
이 노래에는 독특한 사연이 얽혀있다고 합니다. 작사가가 김광진의 아내인데, 그 둘의 연애사연이 애틋하게 녹아있네요. (자세한 사연은 아래에 옮겨놓았습니다.) 어디까지 사실인지, 혹여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과장은 없었는지 알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그 이야기가 배경에 깔린 이 곡은 마음 스산해질때 가슴을 저미는 구석이 있네요.
 
김광진다운 아름다운 멜로디 때문인지 한번 들어도 귀에 착 내려앉는 느낌인데요, 이 곡은 하모니카 연주자인 전제덕씨가 그의 1집에 연주곡으로 수록하기도 했습니다. 이 연주곡도 원곡 못지 않게 좋습니다. 두곡 다 걸어놓았으니 편히 들으시고, 춥고 마음도 차가워지기 쉬운 요즘, 따뜻한 시간 보내세요. (2007.11.30)





김광진 - 편지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 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은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이름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 가오


 이 곡에는 김광진씨 본인의 실제 사랑이야기가 얽혀있다. 『MBC FM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에서 그 사연이 소개되었다고 한다.

김광진씨가 젊은 시절 지금처럼 잘 나가는 작곡가도 아닌 무명시절에 사랑하던 여인이 있었다. 결혼을 약속하고 여자분 집에 인사를 드리러 갔지만 부모님들은 김광진씨가 가진 것도 없고 장래가 불투명한지라 결혼을 반대하셨다.

흘러가는 시간속에 부모님의 반대와 압박에 견디다 못한 여자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마지못해 B라는 남자와 선을 보게 된다. 인품도 훌륭하고 집안도 좋고 비전도 가진 괜찮은 남자였다.

여자는 많은 갈등속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김광진씨는 분노하여 그 B라는 남자를 찾아가 따귀라도 때리고 그 여자와 헤어지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막상 그 남자를 만나보니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너무나 행복하게 해 줄 남자로 보여 "OO를 잘 부탁한다" 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서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 남자는 이 이야기를 그 여자에게 전했고 여자는 너무나 많은 갈등을 하게 된다. 부모님의 반대도 고민이고, 또 너무나 괜찮은 남자인 B, 그리고 계속 교제를 해왔지만 미래는 불안한 김광진씨 속에서.. 그리고 B는 곧 유학을 떠날 예정에 있었고 여자에게 같이 떠나자고 했다. 여자는 확실한 결정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여자는 결국 한 남자를 선택하게 된다. 바로 김광진씨를..

그 이유는 B라는 남자는 자기가 없어도 충분히 좋은 여자를 만나 잘 살아갈 것 같았지만, 김광진씨는 자기가 없으면 않될 것 같았기 때문에..

그녀의 답을 기다리던 B는 그녀에게서 계속 연락이 오지 않자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택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외국으로 떠나면서 한 장의 편지를 그녀에게 남긴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있으며, 그 남자에게로 돌아가길 원하는지 알게 되었고, 자기가 떠나는 것이 두 사람의 축복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편지 한장으로 두 사람의 행복을 빌며 해외로 떠난 것입니다."

이 편지가 나중에 그녀의 손에 의해 한 곡의 가사로 쓰여진다. 바로 김광진씨의 부인이 이 곡의 작사가이다. 그리고 그 남자의 마음을 너무나 감사하게 간직하고 살아오던 김광진씨가 아름다운 멜로디를 붙여 명곡으로 탄생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