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창고

Rainy Days And Mondays

시린콧날 2007. 6. 29. 12:41
요 며칠새 장마라고 비가 내리고 있는데, 어쩐지 조금 처량하다. 시원스레 내리는 진득함은 없고, 간헐적으로 그치기를 반복하는 빗줄기. 가슴이 서늘해지도록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고 싶은데, 봄비같은 가벼움만 느껴진다. 갈수록 장마가 짧아진다는 얘기도 있고, 몇년전에는 장마가 '실종'되었다는 뉴스도 본 기억이 있는데, 여름 장마도 추억이 되어버리는건 아닐지 걱정이다.

여름은 여름다워야 하고, 장마는 장마 다워야 하고, 비는 비 다워야 한다. 자꾸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변해가는 게 때로는 두렵다. 장마답지 않은 장마를 보면서 레이첼 카슨이 얘기한 '침묵의 봄'이 겹쳐진다. 기우제를 지내는 마음으로 들어보는 카펜터즈의 Rainy Days And Mondays. 도입부의 하모니카 소리를 참 좋아했는데, 긴 장마 소리를 들으며 우울해진 마음을 달래고는 했던 그때의 느낌으로 들어본다.